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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사3장 (제I권 제III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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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제I권 제III장) 스파르타에서 열린 펠로폰네소스 동맹 회의

아테네인과 펠로폰네소스인이 서로에게 품은 앞선 불만의 근거는 이러했다. 코린트의 불만은 자기 식민시 포티다이아와 그 안에 있는 코린트인과 펠로폰네소스인 시민들이 포위되어 있다는 것이었고, 펠로폰네소스인을 겨눈 아테네의 불만은 그들이 아테네 동맹의 일원이며 아테네에 조공을 바치는 도시 하나를 부추겨 반란을 일으키게 했고 몸소 찾아와 포티다이아인 편에 서서 드러내어 아테네와 싸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전쟁은 아직 터지지 않았다. 얼마간은 여전히 휴전이 이어졌다. 이 일은 아직 코린트 혼자 벌인 사적인 사업이었다.

그러나 포티다이아 포위는 코린트의 방관을 끝냈다. 그 안에 자기 사람들이 있었고, 게다가 그곳이 어찌 될지 두려웠다. 코린트는 곧바로 동맹들을 스파르타로 불러 모으고 스스로 찾아가, 아테네가 조약을 깼고 펠로폰네소스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큰 소리로 규탄했다. 아이기나인은 아테네가 두려워 공식적으로는 대표를 내지 않았으나, 조약이 자기들에게 보장한 독립을 누리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은밀하게는 전쟁을 주장하는 자들 가운데 결코 덜 절박하지 않은 쪽임을 드러냈다. 스파르타인은 아테네의 침해를 두고 불만을 말할 만한 동맹과 그 밖의 사람들에게까지 소집을 넓힌 뒤 통상의 민회를 열고 그들에게 발언을 청했다. 앞으로 나와 저마다 규탄을 쏟아 낸 자가 많았다. 그 가운데 메가라인은 불만을 길게 늘어놓으면서, 조약을 무시한 채 자기들이 아테네 제국의 항구들과 아테네의 시장에서 밀려났다는 사실에 특별히 눈길을 돌리게 했다. 맨 마지막으로 코린트인이 앞으로 나왔다. 앞선 사람들이 스파르타인의 마음에 불을 지르도록 내버려 둔 다음, 이런 뜻의 연설로 뒤를 이었다.

스파르타인 여러분! 여러분은 자기 국가 제도와 사회 질서에 자신이 있으므로 다른 세력을 두고 저희가 내놓는 어떤 견해든 얼마간 의심하며 받아들이는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여러분의 절제가 여기서 솟아나지만, 여러분이 바깥 정치를 다룰 때 드러내는 저 꽤나 좁은 식견도 여기서 솟아납니다. 아테네가 저희에게 내리려는 타격을 두고 저희 목소리는 거듭 여러분에게 경고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거듭, 여러분은 저희가 전한 것이 얼마나 값있는지 수고로이 확인해 보는 대신 말하는 자들이 사사로운 이익에 움직인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그래서 타격이 떨어지기 전에 이 동맹들을 불러 모으는 대신, 저희가 그 아래서 쓰라림을 겪을 때까지 그 일을 미루었습니다. 이 동맹들 가운데 말할 자격이 저희에게 가장 못하지는 않습니다. 호소할 불만이 가장 크기 때문이며, 그 불만은 아테네의 폭거와 스파르타의 방치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스의 권리를 겨눈 이 공격이 어둠 속에서 벌어졌다면 여러분은 사실을 모를 수도 있었을 것이고, 여러분을 깨우쳐 드리는 것이 저희 의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 가운데 어떤 이에게는 예속이 이미 이루어졌고 어떤 이에게는, 특히 저희 동맹에게는 그것이 꾸며지고 있으며, 침략자가 전쟁의 시각을 겨누어 오래도록 준비해 온 것을 여러분이 보고 있는 자리에서는 긴 연설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니면 묻겠습니다. 그들이 속임수로 코르키라를 받아들이고 힘으로 저희에게서 그것을 붙들고 있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포티다이아 포위는 무슨 뜻입니까? 그 두 곳 가운데 하나는 트라키아 방면의 도시들을 겨눈 어떤 작전에도 더없이 편리하게 놓여 있고, 다른 하나는 펠로폰네소스인에게 매우 큰 해군을 보태 주었을 곳입니다.

이 모든 것에 여러분의 책임이 있습니다. 페르시아 전쟁1 뒤에 그들이 제 도시에 성벽을 쌓도록, 그 뒤에는 장성을 세우도록 처음으로 허락한 것이 바로 여러분이었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그들이 노예로 삼은 자들뿐 아니라 여태 여러분의 동맹이던 자들까지 언제나 자유에서 떼어 내는 것이 바로 여러분입니다. 한 민족을 굴복시킨 참된 주인은 손을 직접 댄 자라기보다, 그것을 막을 수단을 가지고도 그대로 두는 세력입니다. 그 세력이 그리스의 해방자라는 영광을 바라는 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저희는 마침내 모였습니다. 모이는 일이 쉽지 않았고, 지금도 저희 목적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아직 따져야 할 것은 저희가 당한 일의 사실 여부가 아니라 저희를 지킬 수단입니다. 저희의 망설임에 맞세울 무르익은 계획을 갖춘 침략자들은 이미 위협을 내던지고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아테네의 침략이 어떤 길로 다니는지, 그 걸음이 얼마나 은밀한지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무딘 눈이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게 한다는 생각에서 아테네가 얼마간 자신을 얻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러분이 보면서도 끼어들 마음이 없음을 알게 될 때 그 전진이 받을 추진력에 견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스파르타인 여러분, 모든 그리스인 가운데 오직 여러분만이 움직이지 않으며,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할 듯이 보임으로써 자기를 지킵니다. 오직 여러분만이 적의 힘을 갓 자란 때에 으깨는 대신 그것이 처음의 두 배가 되어 가기까지 기다립니다. 그런데도 세상은 여러분을 믿을 만하다고 말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경우에는 세상이 사실보다 많이 말한 것이 아닌지 저희는 걱정합니다. 저희 자신이 아는 일입니다만, 메디아인은 그 이름에 값할 만한 여러분의 병력이 맞으러 나서는 일 없이 땅끝에서 펠로폰네소스까지 올 시간을 넉넉히 누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먼 데 있는 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아테네는 어떻든 가까운 이웃입니다. 그럼에도 여러분은 아테네를 아예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아테네를 상대로 여러분은 치고 나가기보다 막아 서기를 좋아하고, 그가 처음보다 훨씬 강해질 때까지 싸움을 미루어 그것을 운에 맡기는 일로 만들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대체로 이민족이 부딪혀 부서진 암초는 그 자신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의 저희 적 아테네가 저희를 거듭 멸하지 않은 것은 여러분의 보호보다 그의 실책에 빚진 바가 크다는 것을 말입니다. 실로 여러분에게 걸었던 기대가 이미 여러 사람을 망쳐 놓았고, 그 믿음이 그들을 준비 없이 지내도록 이끌었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누구도 이 항의의 말을 적의의 말로 여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람은 잘못을 저지른 벗에게 항의하고, 규탄은 자기를 해친 원수에게 아껴 둡니다. 게다가 저희는 이웃의 잘못을 짚어 낼 권리가 누구에게도 못하지 않다고 여깁니다. 두 나라의 성격 사이에 놓인 그 큰 대비를 헤아릴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저희가 보는 한 여러분은 그 대비를 거의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아테네인에게서 어떤 상대를 만나게 될지, 그가 여러분과 얼마나 넓게 얼마나 철저하게 다른지 여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테네인은 새로운 것에 빠져 있고, 그들의 계획은 착상에서나 실행에서나 똑같이 빠릅니다. 여러분은 손에 쥔 것을 지키는 데 타고난 재주가 있으나 새로 지어내는 힘은 조금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움직일 때에도 결코 멀리까지 가지 않습니다. 또 그들은 제 힘을 넘어서 일을 벌이고 제 판단을 넘어서 대담하며 위험 속에서 낙관합니다. 여러분은 제 힘이 허락하는 것보다 적게 시도하고 제 판단이 옳다고 한 것조차 믿지 않으며 위험에서는 빠져나올 길이 없다고 여기는 것이 습관입니다. 나아가 그들 쪽에는 민첩함이 있고 여러분 쪽에는 미루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들은 집에 있는 때가 없고 여러분은 집을 떠나는 때가 없습니다. 그들은 밖에 나가 있음으로써 제 소유를 넓히기를 바라고, 여러분은 앞으로 나감으로써 뒤에 남긴 것을 위태롭게 할까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성공을 밀어붙이는 데 빠르고 좌절에서 물러나는 데 느립니다. 그들은 나라를 위해 제 몸을 아낌없이 쓰고, 나라에 쓰일 것이므로 제 지력을 시샘하듯 아껴 둡니다. 그들에게는 실행되지 않은 계획이 뚜렷한 손실이고 성공한 사업이 상대적인 실패입니다. 하려던 일이 어긋나 생긴 빈자리는 새로운 희망으로 금세 메워집니다. 결심한 것을 실행에 옮기는 빠르기로 바라던 것을 손에 넣은 것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그들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한평생 내내 고생과 위험 속에서 애써 나아가며, 늘 얻는 일에 매여 누릴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휴일이란 그때가 요구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고, 그들에게는 고된 일에 매이는 것이 조용한 삶의 평온보다 덜한 불행입니다. 그들의 성격을 한마디로 그리자면, 자기도 쉬지 않고 남도 쉬게 하지 않으려고 세상에 태어난 자들이라고 말해도 참말일 것입니다.

여러분의 상대 아테네는 그런 나라입니다. 그런데도 스파르타인 여러분은 여전히 미루며, 평화가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 어디인지를 보지 못합니다. 그곳은 제 힘을 옳게 쓰는 데 마음을 쏟는 것에 못지않게 불의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드러내 보이는 자들의 곁입니다. 오히려 여러분이 그리는 공정한 처신은 이런 원칙에 서 있습니다. 남을 해치지 않는다면, 남이 자기를 해치는 것을 막으려고 제 운을 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정책으로는 여러분과 같은 이웃을 두고도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경우에는, 저희가 방금 보여 드린 대로, 여러분의 관습이 그들의 것에 견주어 낡았습니다. 기술에서 그러하듯 정치에서도 개량이 언제나 이긴다는 것이 법칙입니다. 그리고 흔들림 없는 공동체에게는 굳어진 관행이 가장 좋을 수 있으나, 끊임없이 움직여야 할 필요에는 끊임없는 방법의 개량이 따라야 합니다. 그리하여 아테네의 방대한 경험이 새로움의 길에서 그를 여러분보다 앞으로 데려간 것입니다.

적어도 여기서는 미루는 버릇을 끝내십시오. 우선은 약속한 대로 아티카를 서둘러 침공해 여러분의 동맹들을, 특히 포티다이아를 도우십시오. 벗과 같은 핏줄을 그들의 가장 독한 원수에게 내주어 저희 나머지를 절망 속에서 다른 동맹으로 내몰지 마십시오. 그렇게 걸음을 옮기더라도 저희의 맹세를 받은 신들도, 그 맹세를 지켜본 사람들도 저희를 책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조약을 깬 죄는 버림받아 새로운 관계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된 자들에게 씌울 것이 아니라, 제 동맹을 돕지 않은 세력에게 씌울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움직이기만 한다면 저희는 여러분 곁에 서겠습니다. 저희가 마음을 바꾸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며, 저희가 이만큼 뜻이 맞는 동맹을 다시 만날 일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옳은 길을 고르시고, 여러분의 패권 아래 있는 펠로폰네소스가 여러분 조상들의 패권 아래서 누렸던 명성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힘쓰십시오.

코린트인들은 그렇게 말했다. 마침 다른 일로 스파르타에 와 있던 아테네 사절들이 있었다. 연설을 듣고 그들은 자기들이 스파르타인 앞에 나서야 한다고 여겼다. 도시들이 자기들에게 씌운 혐의 가운데 어느 것도 변호할 뜻은 없었고, 이 일은 서둘러 결정할 것이 아니라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임을 전체를 아우르는 눈으로 보여 주려는 뜻이었다. 아테네의 큰 힘에 눈을 돌리게 하고 나이 든 사람들의 기억을 새로 일깨우며 젊은 사람들의 무지를 깨우쳐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자기들의 말이 그들로 하여금 전쟁보다 평온을 고르게 만드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스파르타인에게 가서, 이의가 없다면 자기들도 민회에서 말하고 싶다고 했다. 스파르타인은 앞으로 나오라고 청하는 것으로 답했다. 아테네인들이 앞으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이곳에 온 사명의 목적은 여러분의 동맹들과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 나라가 저희를 보낸 그 일들을 돌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를 겨누어 터져 나오는 아우성이 어찌나 격한지, 그것에 밀려 앞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도시들의 규탄과 맞서 싸우려는 것이 아닙니다. (실로 여러분은 저희나 그들이 변론을 올릴 심판관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동맹들의 설득에 너무 쉽게 넘어가 중대한 일에서 잘못된 길을 고르는 것을 막으려는 것입니다. 또한 고발의 전부를 다시 살피는 자리에서 저희가 가진 것에 정당한 권리가 있고 저희 나라가 헤아려 달라 할 것이 있음을 보여 드리고자 합니다. 먼 옛일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전승의 목소리에 호소할 수는 있어도 여기 듣는 분들의 경험에 호소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페르시아 전쟁과 그 뒤의 역사는 짚어야 합니다. 이 이야기를 끊임없이 다시 꺼내는 일이 저희로서도 꽤 지겹기는 합니다. 그 전쟁에서 저희가 한 일을 보면, 저희는 몇 가지 이득을 얻기 위해 큰 위험을 무릅썼습니다. 여러분은 그 단단한 결실에서 제 몫을 받았습니다. 그 영광이 저희에게 가져다줄 좋은 것에서 저희 몫을 모두 빼앗으려 하지 마십시오. 다만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의를 물러 달라 빌기보다 적의에 맞서 증언하기 위해서이며, 여러분이 어리석은 조언에 끌려 아테네와 싸움에 들어간다면 그가 어떤 상대로 드러날지 보여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저희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마라톤에서 저희가 맨 앞에 섰고 홀로 이민족과 맞섰습니다. 그가 두 번째로 왔을 때 뭍에서는 그를 당해 낼 수 없어 저희는 온 백성과 함께 배에 올라 살라미스의 싸움에 함께했습니다. 이로써 그가 펠로폰네소스의 나라들을 하나씩 집어삼키고 함대로 짓밟는 일이 막혔습니다. 그의 배가 그렇게 많았으니 자기를 지키려는 어떤 연합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증거는 침략자 자신이 내놓았습니다. 바다에서 패한 그는 제 힘이 이제 예전 같지 않다고 여기고 군대의 대부분을 데리고 될 수 있는 대로 빠르게 물러갔습니다.

그 일의 결말은 그러했고, 그리스의 명운이 그리스의 함대에 달려 있었다는 것이 분명히 증명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결말에 저희는 매우 요긴한 세 가지를 보탰습니다. 곧 가장 많은 배와 가장 뛰어난 사령관과 가장 망설임 없는 애국심입니다. 저희가 낸 배는 전체 400척의 3분의 2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사령관은 테미스토클레스였고, 저희 명운을 건졌다고 모두가 인정하는 그 해협의 싸움이 벌어진 것은 주로 그를 통해서였습니다. 실로 여러분이 그를 어떤 외국 손님에게도 베푼 적 없는 예우로 맞아들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한편 담대한 애국심을 두고는 저희에게 견줄 자가 없었습니다. 뒤에서 오는 증원은 조금도 없이, 앞에 있는 모든 것이 이미 굴복한 것을 보면서도 저희는 이런 기백을 품었습니다. 도시를 버리고 재산을 내던진 뒤에도 (동맹의 나머지를 버리거나 흩어져 저희 힘을 그들에게서 거두어 가는 대신) 배에 몸을 실어 위험을 맞으며, 여러분이 저희를 돕지 않은 것을 원망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는 받은 만큼을 여러분에게 주었다고 주장합니다. 여러분에게는 싸워 지킬 것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떠나온 도시들은 여전히 여러분의 집으로 가득했고, 여러분은 그것을 다시 누릴 전망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여러분이 온 것은 저희를 걱정해서만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을 걱정해서이기도 했습니다. 어떻든 저희에게 잃을 것이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여러분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더 이상 도시가 아닌 도시를 뒤에 남겨 두고, 절망적인 희망 속에만 존재하는 도시를 위해 목숨을 걸었으며, 그렇게 여러분의 구원과 저희의 구원에 온전히 제 몫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남들을 따라 했다면, 영토를 걱정하는 마음에 밀려 여러분이 오기 전에 메디아인에게 복종을 내주었거나 저희의 파멸에 기백이 꺾여 배에 오르지 못했다면, 여러분의 해군이 열세였으니 해전은 필요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의 목적은 평화롭게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스파르타인 여러분, 저희가 그 위기에서 보인 애국심으로도 저희 결정의 지혜로도 저희는 그리스인들 사이에서 받는 이 극심한 미움을 받아야 할 까닭이 없으며, 적어도 저희 제국 때문에 미움을 받아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저희가 그 제국을 얻은 것은 폭력을 써서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이민족과의 전쟁을 끝까지 밀고 갈 뜻이 없었기 때문이고, 동맹들이 스스로 저희에게 붙어 지휘를 맡아 달라고 자청해 청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희 제국을 지금의 높이까지 밀어 올리도록 처음에 저희를 몰아세운 것은 일의 성질 자체였습니다. 두려움이 저희의 으뜸 동기였고, 명예와 이익은 나중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거의 모두가 저희를 미워하게 되었을 때, 이미 반란을 일으켰다가 진압된 자들이 생겼을 때, 여러분이 한때의 벗이기를 그치고 의심과 미움의 대상이 되었을 때, 제국을 내놓는 것은 더 이상 안전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희를 떠나는 자들은 모두 여러분에게 넘어갈 터였으니 더욱 그랬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위험이 걸린 일에서 제 이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비를 한다고 어떤 백성을 두고 다툴 사람은 없습니다.

어떻든 스파르타인 여러분은 제 패권을 써서 펠로폰네소스의 나라들을 여러분 마음에 맞게 정리해 왔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말한 그 시기에 여러분이 일을 끝까지 버텨 내고 지휘하는 자리에서 미움을 샀더라면, 여러분도 동맹들에게 똑같이 거슬리는 존재가 되었을 것이고 강한 통치와 여러분 자신의 위험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저희는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저희에게 주어진 제국을 저희가 받아들인 일, 그리고 두려움과 명예와 이익이라는 가장 강한 세 동기의 압력 아래 그것을 내놓기를 거절한 일은 그리 놀라운 행동도 아니고 인류의 통례에 어긋나는 일도 아닙니다. 그 선례를 세운 것도 저희가 아닙니다. 약한 쪽이 강한 쪽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은 언제나 법이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저희는 저희가 그 자리에 어울린다고 믿었고, 여러분도 지금까지는 저희를 그렇게 여겼습니다. 이익의 계산이 여러분에게 정의를 외치게 만든 지금에 이르러서야 달라진 것입니다. 그 정의라는 고려는, 힘으로 무엇을 얻을 기회를 쥐었을 때 제 야심을 막으려고 그것을 끌어낸 사람이 여태 아무도 없는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지배를 마다할 만큼 인간 본성을 넘어서지는 못하더라도 제 자리가 강요하는 것보다 정의를 더 존중하는 자라면 누구나 칭송받아 마땅합니다.

저희의 절제가 가장 잘 드러나는 길은 저희 자리에 놓인 다른 자들이 어떻게 처신하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희의 공정함마저 매우 부당하게도 저희에게 인정 대신 규탄을 안겨 주었습니다. 동맹들과의 계약 재판2에서 저희가 제 권리를 눌러 낮추고 그 재판을 아테네에서 공평한 법으로 판결하게 한 것이, 저희에게 송사를 좋아한다는 평판을 얻게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보다 덜한 절제로 속국을 다루는 다른 제국 세력들에게는 왜 이 책망이 씌워지지 않는지 아무도 굳이 묻지 않습니다. 그 비밀은 힘을 쓸 수 있는 곳에서는 법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희 속국들은 저희와 동등한 자로 어울리는 데 너무 익숙해져서, 제 정의감에 부딪히는 어떤 패소든 그것이 법의 판결에서 나왔든 저희 제국이 저희에게 주는 힘에서 나왔든, 제 소유의 대부분을 그대로 지니도록 허락받은 것에 고마워하기를 잊게 하고, 저희가 처음부터 법을 내던지고 제 탐욕을 드러내어 채웠을 경우보다 일부를 빼앗기는 것에 더 분하게 만듭니다. 저희가 그렇게 했다면 약한 쪽이 강한 쪽에 물러서야 한다는 것을 그들이 다투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의 분노는 폭력에 따른 침해보다 법에 따른 침해에 더 크게 일어나는 듯합니다. 앞의 것은 동등한 자에게 속는 것처럼 보이고, 뒤의 것은 위에 있는 자에게 강요당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떻든 그들은 메디아인에게서 이보다 훨씬 나쁜 대접을 받고도 그것을 어떻게든 참아 냈는데, 저희의 지배는 가혹하다고 여깁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정복당한 자에게는 현재가 언제나 무겁게 내리누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이것만은 분명합니다. 여러분이 저희를 뒤엎고 저희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한다 해도, 오늘 여러분의 정책이 메디아인에 맞서 지휘하던 그 짧은 기간에 여러분이 보여 준 표본과 조금이라도 들어맞는다면, 저희에 대한 두려움이 여러분에게 입혀 준 그 인기를 여러분은 금세 잃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본국 생활만 남들의 것과 어울릴 수 없는 규범과 제도로 다스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바깥에 있는 여러분의 시민들은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하지도 않고 나머지 그리스가 인정하는 규범에 따라 행동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이 일이 매우 중대하므로 결심을 세우는 데 시간을 들이십시오. 그리고 남들의 의견과 불만에 설득되어 여러분 자신에게 화를 불러들이지 말고, 전쟁에 발을 들이기 전에 전쟁에서 우연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헤아리십시오. 전쟁이 이어지면 그것은 대체로 운의 일이 됩니다. 저희도 여러분도 그 운에서 벗어나 있지 않고, 그 결말은 어둠 속에서 걸어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전쟁에 들어갈 때 흔히 하는 잘못은 순서를 거꾸로 밟는 것, 곧 먼저 움직이고 나서 재앙이 닥친 뒤에 일을 의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아직 결코 그렇게 잘못 이끌리지 않았고, 저희가 보는 한 여러분도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옳게 고르는 길이 아직 저희 양쪽 모두에게 열려 있는 동안, 저희는 여러분에게 청합니다. 조약을 깨거나 여러분의 맹세를 어기지 말고, 저희 사이의 다툼을 저희가 합의한 바에 따라 중재로 해결하게 하십시오. 그러지 않는다면 저희는 그 맹세를 들은 신들을 증인으로 세우겠으며, 여러분이 적대를 시작한다면 여러분이 어떤 길을 고르든 그것을 물리치는 데 뒤처지지 않으려 애쓰겠습니다.

아테네인들은 그렇게 말했다. 스파르타인들은 아테네인을 겨눈 동맹들의 불만과 아테네인 쪽의 소견을 다 듣고 나서 모두를 물러가게 하고, 자기들끼리 앞에 놓인 문제를 의논했다. 다수의 의견은 모두 같은 결론으로 갔다. 아테네인은 드러난 침략자이며 전쟁을 곧바로 선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혜롭고 절제 있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함께 지닌 스파르타 왕 아르키다모스가 앞으로 나와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스파르타인 여러분, 저는 여러 전쟁을 겪지 않고 이만큼 오래 살아온 것이 아니며, 여러분 가운데 저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들은 경험이 없어서, 또는 전쟁이 이롭고 안전하다고 믿어서 전쟁을 갈망하는 저 흔한 불행에 빠지지 않을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논의하는 이 전쟁은, 일을 차분히 헤아려 보면 가장 큰 규모의 전쟁 가운데 하나가 될 것입니다. 펠로폰네소스인과 이웃들을 상대로 싸울 때는 우리 힘이 저들과 같은 성질이고, 여러 지점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먼 땅에 살고, 바다에 남달리 익숙하며, 그 밖의 모든 부문에서 가장 잘 갖추어진 백성을 상대로 싸우는 일은 다릅니다. 사사로운 재산과 공적인 재산, 배와 말과 중장보병, 그리고 그리스의 어느 곳도 견줄 수 없는 인구, 마지막으로 조공을 바치는 여러 동맹까지 가진 백성입니다. 그런 싸움을 경솔하게 시작하는 것을 무엇으로 정당화할 수 있겠습니까? 준비 없이 그 안으로 달려들 만큼 우리가 무엇을 믿고 있습니까? 우리 배입니까? 그 점에서 우리는 열세입니다. 훈련해서 저들과 맞먹게 되려 한다면 시간이 걸려야 합니다. 우리 돈입니까? 그 점에서는 모자람이 훨씬 큽니다. 국고에도 없고, 사사로운 재산에서 낼 준비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중장보병과 인구에서 우리가 앞선다는 데에는 자신을 가질 수도 있겠고, 그 힘으로 저들의 땅을 침공하고 짓밟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테네인은 제국 안에 다른 땅을 넉넉히 가지고 있고 필요한 것을 바다로 들여올 수 있습니다. 또 저들의 동맹을 부추겨 반란을 일으켜 보려 한다면, 그 대부분이 섬사람이니 함대로 그들을 받쳐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쟁은 무엇이 되겠습니까? 바다에서 저들을 이기든가 저들의 해군을 먹이는 세수를 끊어 놓든가 하지 않으면, 우리가 만날 것은 재앙 말고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의 명예는 계속 싸우는 데 걸려 있게 될 것이고, 우리가 이 다툼을 시작했다는 여론이 있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저들의 땅을 짓밟아 전쟁이 빠르게 끝나리라는 저 치명적인 희망에 우리가 결코 들뜨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오히려 우리가 그것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게 될까 두렵습니다. 아테네인의 기백이 제 땅의 종이 되거나 아테네인의 경험이 전쟁에 겁을 먹는 일은 그만큼 있을 법하지 않습니다.

저들이 여러분의 동맹을 해치는 것을 참고 넘기라거나 저들의 음모를 벗겨 내지 말라고, 그렇게 무정하게 굴라고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곧바로 무기를 들지는 말고, 사람을 보내 전쟁을 너무 내비치지도 않고 굴복을 너무 내비치지도 않는 어조로 항의하며, 그 사이의 기간을 우리 준비를 완전하게 다지는 데 쓰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그 수단은 첫째로 동맹을 얻는 것입니다. 해군에서든 재정에서든 우리 힘에 보탬이 되기만 한다면 그리스인이든 이민족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리스인이든 이민족이든 상관없다고 말하는 까닭은, 우리처럼 아테네인의 계획에 겨눠진 모든 자에게는 그런 보탬에 따르는 오명이 자기를 지켜야 한다는 법으로 걷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우리 본국의 자원을 키우는 것입니다. 저들이 우리 사절의 말을 듣는다면 그보다 좋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듣지 않는다면, 두세 해가 지난 뒤 우리 처지는 실질적으로 튼튼해져 있을 것이고, 그때 우리가 옳다고 여긴다면 저들을 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때쯤에는 우리 준비를 눈으로 보고 그에 못지않게 뜻이 분명한 말까지 뒤를 받치는 터라, 저들의 땅이 아직 손상되지 않고 저들의 의논이 아직 망가지지 않은 이익을 지키는 쪽으로 기울 수 있는 동안에 저들이 굴복할 마음을 먹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저들의 땅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눈길은 그것을 여러분 손에 쥔 인질로 보는 것이며, 잘 가꾸어져 있을수록 더 값있는 인질입니다. 그러므로 될 수 있는 대로 오래 그것을 아껴 두고, 저들을 절망으로 몰아 상대하기 더 어렵게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아직 준비가 없는 터에 동맹들의 불만에 떠밀려 우리가 그 땅을 짓밟게 된다면, 펠로폰네소스에 깊은 수치와 깊은 곤경을 불러들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공동체의 불만이든 개인의 불만이든 맞추어 풀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부분의 이익을 위해 연합이 벌인 전쟁, 그 걸음을 미리 내다볼 방도가 없는 전쟁은 명예롭게 마무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러 동맹이 한 도시를 치기 전에 걸음을 멈추는 것을 누구도 비겁함으로 여길 필요가 없습니다. 아테네인에게도 우리만큼 많은 동맹이 있고 그 동맹들은 조공을 바치며, 전쟁은 무기의 일이라기보다 돈의 일이어서 무기를 쓸 만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돈입니다. 뭍의 세력과 바다의 세력이 겨루는 싸움에서는 이 말이 어느 때보다 더 맞습니다. 그러니 먼저 돈을 마련하고, 그 일을 마치기 전에는 동맹들의 말에 휩쓸리지 않도록 합시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 책임을 가장 크게 나누어 질 것이 우리이니, 그것을 차분히 따져 볼 권리도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느림과 미루는 버릇, 저들의 비판이 우리 성격에서 가장 크게 두들기는 그 부분을 두고 여러분이 얼굴을 붉힐 필요는 없습니다. 준비 없이 전쟁을 벌인다면 그 시작을 서둘러서 그 끝을 미루기만 할 것입니다. 게다가 자유롭고 이름난 도시가 온 시대에 걸쳐 우리 것이었습니다. 저들이 규탄하는 그 성질은 실은 지혜로운 절제일 뿐입니다. 그것을 지녔기에 우리만이 성공에 교만해지지 않고 불행에 남들보다 덜 무너집니다. 우리는 우리 판단이 그르다고 한 위험으로 우리를 부추기는 응원 소리를 듣는 즐거움에 휩쓸리지 않으며, 거슬리는 말을 들어도 규탄으로 우리를 격발하려는 시도에 조금도 더 설득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전쟁에 강하면서 지혜롭고, 우리를 그렇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질서 감각입니다. 우리가 전쟁에 강한 까닭은 자제가 명예를 으뜸 구성 요소로 품고 있고 명예가 용기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혜로운 까닭은, 법을 업신여길 만큼 많이 배우지 않은 교육을 받고 법을 어길 수 없을 만큼 엄한 자제 속에서 자라며, 쓸데없는 일에 너무 밝지 않도록 길러지기 때문입니다. 이론으로는 적의 계획을 그럴듯하게 비판하지만 실제로는 그만큼 성공적으로 그것을 치지 못하는 그런 지식 말입니다. 대신 우리는 적의 계략이 우리 것과 다르지 않다고, 그리고 운의 변덕은 계산으로 정해지지 않는다고 여기도록 배웁니다. 실제로 우리는 적을 상대할 준비를 언제나 그의 계획이 훌륭하다는 가정 위에 세웁니다. 실로 우리의 희망을 그의 실책에 대한 믿음에 두지 않고 우리 대비가 튼튼하다는 것에 두는 것이 옳습니다. 또 사람과 사람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믿지 말고, 가장 엄한 학교에서 길러진 자에게 우세가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물려주었고 그것을 지킴으로써 우리가 언제나 이로움을 본 이 관행들을 내놓아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많은 목숨과 재산과 많은 도시가 걸려 있고 명예가 깊이 얽힌 문제를 하루의 짧은 시간에 서둘러 결정해서는 안 되며, 차분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의 힘은 우리가 특별히 그렇게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아테네인에 대해서는, 포티다이아 문제로 사람을 보내십시오. 동맹들이 당했다고 하는 침해 문제로 사람을 보내십시오. 저들이 법으로 만족을 줄 준비가 되어 있는 터라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중재를 내놓는 자를 죄인처럼 치고 나가는 일은 법이 금합니다. 그러는 동안 전쟁 준비를 빠뜨리지 마십시오. 이 결정이 여러분 자신에게 가장 좋고 여러분의 상대에게 가장 무서운 것이 될 것입니다.

아르키다모스는 그렇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해의 감독관(에포로스)3 가운데 한 사람인 스테넬라이다스가 앞으로 나와 스파르타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테네인의 긴 연설은 제가 알아들은 척하지 않겠습니다. 그들은 자기를 칭송하는 말을 많이 했으나, 우리 동맹과 펠로폰네소스를 해치고 있다는 것은 어디서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그때 메디아인에 맞서 훌륭하게 처신했다가 지금 우리에게 나쁘게 처신한다면, 훌륭한 자이기를 그친 것과 나쁜 자가 된 것을 두고 두 배로 벌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사람들이며, 우리가 지혜롭다면 동맹이 당한 침해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않을 것이고 오늘 고통을 겪어야 하는 자들을 돕는 의무를 내일로 미루지도 않을 것입니다. 남들에게는 많은 돈과 배와 말이 있으나 우리에게는 좋은 동맹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아테네인에게 내주어서는 안 되고, 송사와 말로 이 일을 결정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가 해를 입은 것은 결코 말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당장 강력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불의를 당한 처지에서 신중히 따지는 것이 우리에게 어울린다는 말을 듣지 않기로 합시다. 긴 숙고는 오히려 불의를 마음에 품고 있는 자들에게 어울립니다. 그러므로 스파르타인 여러분, 스파르타의 명예가 요구하는 대로 전쟁에 표를 던지십시오. 아테네가 더 커지는 것을 허락하지도 말고 우리 동맹을 파멸에 내주지도 말며, 신들과 함께 침략자들을 향해 나아갑시다.

이 말을 하고 나서 그는 감독관으로서 스파르타인 민회에 스스로 그 문제를 물었다. 그는 어느 쪽 함성이 더 큰지 가릴 수 없다고 말했다. (스파르타인은 표결이 아니라 함성으로 결정을 내렸다.) 실은 그들이 제 의견을 드러내어 밝히게 만들고 그리하여 전쟁을 향한 열의를 키우려는 뜻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조약이 깨졌고 아테네에 죄가 있다고 생각하는 스파르타인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저기로 가십시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자리를 가리켰다. "반대 의견인 사람은 모두 저기로 가십시오." 이에 그들은 일어나 갈라섰고, 조약이 깨졌다고 본 쪽이 뚜렷한 다수였다. 동맹들을 불러 모은 그들은, 아테네가 불의를 저질렀다는 것이 자기들의 의견이지만 모든 동맹을 소집해 표결에 올리고 싶다고 알렸다. 전쟁을 하기로 정한다면 공동의 결의로 하려는 뜻이었다. 이렇게 뜻을 이룬 대표들은 곧바로 본국으로 돌아갔고, 아테네 사절들은 제 사명의 목적을 마친 뒤 조금 늦게 돌아갔다. 조약이 깨졌다고 판정한 이 민회의 결정은 에우보이아 사건 뒤에 맺은 30년 휴전의 제14년에 내려졌다.

스파르타인들이 조약이 깨졌고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고 표를 던진 것은 동맹들의 논변에 설득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 그리스의 대부분이 이미 아테네인에게 복종하는 것을 보면서 아테네인의 힘이 자라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주

  1. 1. 페르시아 전쟁 — 원문은 Median War다. 그리스인은 페르시아 제국과 그에 앞선 메디아를 뭉뚱그려 '메디아'라 불렀으므로, 이 말이 가리키는 것은 기원전 490년과 480년의 페르시아 침공이다. 같은 이유로 본문의 '메디아인' 역시 페르시아 쪽 군세와 그 왕을 뜻한다.

  2. 2. 계약 재판 — 아테네 시민과 동맹 도시 시민 사이에 계약을 두고 생긴 분쟁을 다루는 재판. 아테네는 이 재판을 아테네 법정에서 공평한 법으로 판결하게 했고, 연설자는 그것이 제국의 특권을 스스로 눌러 낮춘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3. 3. 에포로스 — 스파르타의 최고 정무관. 매년 5명을 뽑았고 왕을 견제하는 권한까지 가졌다. 원문 ephor를 옮긴 것으로, 이 번역에서는 감독관(에포로스)으로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