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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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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주권자 곧 국가의 비용에 대하여 (이어서)

4절 — 주권자의 위엄을 지키는 비용에 대하여

주권자가 제 여러 직무를 해낼 수 있게 하는 데에 드는 비용 말고도, 그 위엄을 지키는 데에 얼마간의 비용이 든다. 이 비용은 개량의 시기가 다름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정체의 꼴이 다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온갖 계층의 사람들이 집에도 가구에도 밥상에도 옷차림에도 수레와 말에도 나날이 더 많은 돈을 들이는 풍요롭고 개량된 사회에서 주권자만 홀로 그 유행을 버티고 서 있으리라고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그도 저절로, 아니 차라리 어쩔 수 없이, 그 여러 가지 항목에 더 많은 돈을 들이게 된다. 그의 위엄이 그리되기를 요구하는 듯이 보이기까지 한다.

위엄으로 말하자면 군주는 어느 공화국의 최고 행정관이 제 동료 시민 위에 놓인다고 여겨지는 것보다 제 신민 위에 더 높이 놓이므로, 그 더 높은 위엄을 지키는 데에는 더 많은 비용이 든다. 우리는 도제나 부르고마스터의 저택에서보다 국왕의 궁정에서 더 큰 화려함을 저절로 기대한다.1

맺음말

사회를 지키는 비용과 최고 행정관의 위엄을 지키는 비용은 둘 다 사회 전체의 두루한 이익을 위하여 쓰인다. 그러므로 그것을 사회 전체의 두루한 갹출로, 곧 모든 구성원이 저마다의 능력에 될 수 있는 대로 가깝게 비례하여 내는 몫으로 치르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사법 행정의 비용도 의심할 것 없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쓰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그것을 사회 전체의 두루한 갹출로 치른다 하여 온당하지 않을 것은 없다. 그러나 이 비용이 생기게 만드는 사람은 이러저러하게 불의를 저질러 법정에서 바로잡음이나 보호를 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이들이고, 또 이 비용으로 가장 곧바로 이익을 보는 사람은 법정이 제 권리를 되찾아 주거나 제 권리를 지켜 주는 이들이다. 그러므로 사법 행정의 비용은 경우에 따라 그 두 부류 가운데 한쪽이나 다른 한쪽이, 또는 양쪽이 따로 내는 몫으로, 곧 소송 수수료로 치르는 것이 아주 알맞다. 그 수수료를 치를 만한 재산이나 기금을 제 것으로 가지지 못한 죄인을 가려내어 벌하는 일 말고는 사회 전체의 두루한 갹출에 기댈 까닭이 없다.

그 이익이 한 고장이나 한 지방에 머무는 비용은(이를테면 어떤 도시나 지역의 행정에 들이는 것이 그러하다) 고장의 세입이나 지방의 세입으로 치러야 하고 사회의 일반 세입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이익이 사회의 한 부분에만 갇혀 있는 비용에 사회 전체가 갹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좋은 길과 물길을 건사하는 비용은 의심할 것 없이 사회 전체에 이롭고, 그러므로 사회 전체의 두루한 갹출로 치르더라도 조금도 옳지 않을 것이 없다. 그러나 이 비용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다니거나 물건을 실어 나르는 사람들과 그런 물건을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곧바로 직접 이롭다. 잉글랜드의 유료 도로 통행세와 다른 나라에서 페아주라 부르는 통행세는 이 비용을 온통 그 두 부류의 사람들에게 지우고, 그리하여 사회의 일반 세입을 아주 무거운 짐에서 벗겨 준다.2

교육과 종교 가르침을 맡은 기관의 비용도 의심할 것 없이 사회 전체에 이롭고, 그러므로 사회 전체의 두루한 갹출로 치르더라도 옳지 않을 것이 없다. 그러나 이 비용은 아마 그에 못지않게 온당하게, 그리고 얼마쯤 이롭기까지 하게, 그러한 교육과 가르침에서 곧바로 이익을 보는 이들이 온통 치르거나 둘 가운데 어느 하나가 제게 쓸모 있다고 여기는 이들의 자발적인 갹출로 온통 치러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전체에 이로운 기관이나 공공사업이 그것으로 가장 곧바로 이익을 보는 사회의 특정한 구성원들의 갹출만으로는 온전히 건사될 수 없거나 온전히 건사되지 않을 때, 그 모자라는 몫은 거의 모든 경우에 사회 전체의 두루한 갹출로 메워야 한다. 사회의 일반 세입은 사회를 지키는 비용과 최고 행정관의 위엄을 지키는 비용을 치르고도 남아, 세입의 여러 갈래에서 모자라는 몫을 메워야 한다. 이 일반 세입 곧 공공 세입의 원천을 나는 다음 장에서 밝혀 보려 한다.

2장 사회의 일반 세입 곧 공공 세입의 원천에 대하여

사회를 지키는 비용과 최고 행정관의 위엄을 지키는 비용뿐 아니라, 나라의 헌정이 따로 세입을 마련해 두지 않은 정부의 그 밖의 온갖 필요한 비용까지 치러야 하는 세입은 두 군데에서 끌어올 수 있으니, 첫째는 주권자 곧 국가에 남달리 속하고 국민의 수입과는 상관없는 어떤 기금에서이고, 둘째는 국민의 수입에서이다.

1절 — 주권자 곧 국가에 남달리 속할 수 있는 세입의 기금 곧 원천에 대하여

주권자 곧 국가에 남달리 속할 수 있는 세입의 기금 곧 원천은 자산이 아니면 토지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주권자도 자산을 가진 다른 누구와 마찬가지로 그것을 스스로 부리거나 남에게 빌려 주어 세입을 끌어낼 수 있다. 그의 세입은 앞의 경우에는 이윤이고 뒤의 경우에는 이자다.

타타르나 아라비아 족장의 세입은 이윤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주로 제 소 떼와 양 떼가 내는 젖과 불어남에서 나오는데, 그는 그 치는 일을 스스로 살피며 제 무리나 부족의 으뜸가는 양치기요 목자다. 그러나 이윤이 군주국의 공공 세입에서 으뜸가는 몫을 이룬 것은 오직 이 가장 이르고 가장 거친 시민 정부의 상태에서뿐이다.

작은 공화국은 더러 상업적 사업의 이윤에서 꽤 많은 세입을 끌어내기도 하였다. 함부르크 공화국은 공영 포도주 창고와 약방의 이윤에서 그리한다고 한다(『유럽의 조세와 부과금에 관한 보고서』 제1권 73쪽을 보라. 이 책은 프랑스의 재정을 손볼 알맞은 길을 몇 해째 궁리해 온 위원회가 쓰도록 궁정의 명으로 엮은 것이다. 4절판 세 권을 차지하는 프랑스 조세에 관한 기술은 더할 나위 없이 믿을 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유럽 나라들의 조세에 관한 기술은 여러 궁정에 나가 있던 프랑스 대신들이 얻을 수 있었던 정보를 모아 엮은 것이어서 훨씬 짧고, 아마 프랑스 조세에 관한 기술만큼 정확하지는 않을 것이다).3 주권자가 포도주 장수나 약방 주인 노릇을 할 겨를이 있는 나라라면 그리 큰 나라일 수 없다. 공영 은행의 이윤은 더 큰 나라들에게 세입의 원천이 되어 왔다. 함부르크에서만이 아니라 베네치아와 암스테르담에서도 그러하였다. 이런 갈래의 세입은 영국처럼 큰 제국이 눈길을 줄 만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여긴 사람들까지 있었다. 잉글랜드 은행의 예사로운 배당을 5.5퍼센트로, 그 자본을 1,078만 파운드로 잡으면, 관리 비용을 치르고 남는 해마다의 순이윤은 59만 2,900파운드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는 이 자본을 3퍼센트 이자로 빌릴 수 있을 터이고, 은행의 관리를 제 손에 넣으면 해마다 26만 9,500파운드의 순이윤을 낼 수 있으리라고들 한다. 베네치아와 암스테르담 같은 귀족정의 질서 있고 빈틈없고 아껴 쓰는 행정이 이런 갈래의 상업적 사업을 다루기에 더할 나위 없이 알맞다는 것은 경험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그 덕이 무엇이든 좋은 살림살이로 이름난 적이 없고 평화로울 때에는 아마 군주국에 저절로 따르는 것일 게으르고 무심한 헤픔으로 처신해 왔으며 전쟁 때에는 민주정이 빠지기 쉬운 온갖 생각 없는 방탕으로 한결같이 움직여 온 잉글랜드 같은 정부에 그런 사업의 관리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지는 적어도 훨씬 더 미덥지 못하다.

우편은 제대로 말하자면 상업적 사업이다. 정부가 여러 우편국을 세우고 필요한 말과 수레를 사거나 빌리는 비용을 먼저 대고, 실어 나르는 것에 물리는 요금으로 큰 이윤과 함께 그것을 되돌려받는다. 그것은 아마 내가 아는 한 온갖 갈래의 정부가 다 잘 꾸려 온 하나뿐인 상업적 사업일 것이다. 먼저 대야 할 자본이 그리 많지 않다. 그 일에는 비법이랄 것이 없다. 회수는 확실할 뿐 아니라 곧바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군주들은 자주 다른 여러 상업적 사업에 손을 대었고, 사사로운 사람처럼 흔한 갈래의 장사에 모험가로 뛰어들어 제 재산을 불리려 들었다. 그들이 성공한 적은 거의 없다. 군주의 일이 언제나 헤프게 다루어지는 까닭에 그들이 성공하기란 거의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군주의 대리인들은 제 주인의 부가 바닥나지 않는다고 여겨 얼마에 사는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얼마에 파는지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주인의 물건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데에 얼마가 드는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 대리인들은 흔히 군주처럼 헤프게 살고, 더러는 그 헤픔에도 불구하고 장부를 알맞게 꾸미는 솜씨로 군주만 한 재산을 손에 넣기까지 한다. 마키아벨리가 우리에게 일러 주는 바로는, 재주가 모자라지 않은 군주였던 로렌초 데 메디치의 대리인들이 그의 장사를 꾸려 간 것도 이와 같았다.4 피렌체 공화국은 그들의 방탕이 그에게 지운 빚을 여러 차례 갚아 주어야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제 집안이 본디 재산을 일군 밑바탕이던 상인 노릇을 그만두고, 삶의 뒷자락에는 그 재산에서 남은 것과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던 나라의 세입을 제 신분에 더 걸맞은 사업과 비용에 쓰는 편이 편하다고 여겼다.

장사꾼의 됨됨이와 주권자의 됨됨이만큼 서로 어긋나 보이는 것도 없다. 영국 동인도회사의 장사꾼 기질이 그들을 아주 못난 주권자로 만들었다면, 주권자의 기질은 그들을 그에 못지않게 못난 장사꾼으로 만든 듯하다. 장사꾼이기만 하였을 때 그들은 제 장사를 잘 꾸려 갔고 그 이윤에서 제 자산의 임자들에게 알맞은 배당을 치를 수 있었다. 처음에는 300만 파운드 스털링이 넘었다고 하는 세입을 거느린 주권자가 된 뒤로,5 그들은 당장의 파산을 면하려고 정부의 예사로운 도움을 구걸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앞의 처지에서 인도에 있던 그들의 고용인들은 스스로를 상인의 서기로 여겼으나, 지금의 처지에서 그 고용인들은 스스로를 주권자의 대신으로 여긴다.

나라는 더러 자산의 이윤에서뿐 아니라 돈의 이자에서도 제 공공 세입의 얼마를 끌어내기도 한다. 재보를 쌓아 두었다면 그 재보의 얼마를 바깥 나라에나 제 신민에게 빌려 줄 수 있다.

베른 주는 제 재보의 얼마를 바깥 나라에 빌려 줌으로써, 곧 그것을 빚진 유럽 여러 나라의 공채, 주로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공채에 넣어 둠으로써 꽤 많은 세입을 끌어낸다. 이 세입이 얼마나 든든한가는 첫째로 그것을 넣어 둔 공채가 얼마나 든든한가에, 곧 그것을 맡아 다루는 정부가 얼마나 신의를 지키는가에 달려 있고, 둘째로 빚진 나라와 평화가 이어지는 것이 얼마나 확실하거나 그럴듯한가에 달려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빚진 나라가 맨 처음 저지를 적대 행위가 제 신용으로 얻은 자금을 몰수하는 일일 수도 있다. 바깥 나라에 돈을 빌려 주는 이 방책은 내가 아는 한 베른 주에만 있는 것이다.

함부르크시는(『조세 보고서』 제1권 73쪽을 보라) 일종의 공영 전당포를 세워 나라의 신민에게 담보를 잡고 6퍼센트 이자로 돈을 빌려 준다. 롬바르드라고도 불리는 이 전당포는 나라에 15만 크라운의 세입을 안겨 준다고들 하는데, 크라운당 4실링 6펜스로 치면 33,750파운드 스털링에 이른다.6

펜실베이니아 정부는 재보를 조금도 쌓아 두지 않고도 신민에게 돈이 아니라 돈과 맞먹는 것을 빌려 주는 길을 생각해 냈다. 사사로운 사람들에게 이자를 받고, 값어치의 두 곱에 이르는 토지를 담보로 잡고, 발행한 날로부터 열다섯 해 뒤에 되갚기로 한 신용 지폐를 미리 내어 주되, 그동안에는 은행권처럼 손에서 손으로 넘길 수 있게 하고 의회의 법으로 그 지방 주민 사이의 온갖 치름에서 법정 통화가 되게 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 정부는 알맞은 세입을 거두었고, 그것은 그 검소하고 질서 있는 정부의 예사로운 비용 전부인 해마다 4,500파운드쯤의 비용을 치르는 데에 적잖이 보탬이 되었다. 이런 방편이 잘 되고 못 되고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사정에 달려 있었을 것이다. 첫째는 금화와 은화 말고 상업의 다른 연장을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가, 또는 제 금화와 은화의 큰 몫을 바깥에 내보내 사 오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소비할 자산을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가에 달려 있고, 둘째는 이 방편을 쓴 정부의 신용이 좋았는가에 달려 있으며, 셋째는 그것을 얼마나 삼가서 썼는가, 곧 신용 지폐가 하나도 없었더라면 그 돌림을 이어 가는 데에 필요하였을 금화와 은화의 값어치를 신용 지폐를 죄다 합한 값어치가 결코 넘지 않았는가에 달려 있다. 같은 방편을 다른 여러 아메리카 식민지도 이런저런 때에 받아들였으나, 이렇게 삼가지 않은 탓에 그 가운데 거의 모두에서 편리함보다 어지러움을 훨씬 많이 낳았다.

그러나 자산과 신용은 그 성질이 흔들리기 쉽고 스러지기 쉬워서, 정부에 든든함과 위엄을 줄 수 있는 오직 하나인 저 확실하고 한결같고 오래가는 세입의 으뜸 기금으로 믿고 맡기기에 알맞지 않다. 목축 상태를 지나 나아간 큰 나라의 정부 가운데 제 공공 세입의 큰 몫을 그런 원천에서 끌어낸 적이 있는 정부는 없는 듯하다.

토지는 성질이 더 굳건하고 더 오래가는 기금이다. 그리하여 공유지의 지대는 목축 상태를 훨씬 지나 나아간 여러 큰 나라에서 공공 세입의 으뜸 원천이 되어 왔다. 고대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공화국들은 오랫동안 나라의 필요한 비용을 치르던 세입의 큰 몫을 공유지의 생산물이나 지대에서 끌어냈다. 왕령지의 지대는 오랫동안 옛 유럽 주권자들의 세입에서 큰 몫을 이루었다.

전쟁과 전쟁 채비는 오늘날 모든 큰 나라가 치러야 하는 필요한 비용의 큰 몫을 생기게 하는 두 가지 사정이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공화국에서는 시민이 모두 군인이었고, 군무를 서는 것도 군무를 설 채비를 하는 것도 제 비용으로 하였다. 그러므로 그 두 가지 사정 가운데 어느 것도 나라에 그리 많은 비용을 생기게 할 수 없었다. 아주 알맞은 크기의 토지에서 나오는 지대만으로도 정부의 그 밖의 필요한 비용을 죄다 치르기에 넉넉하였을 것이다.

옛 유럽의 군주국에서는 그때의 몸가짐과 버릇이 백성의 큰 무리를 전쟁에 넉넉히 길들여 놓았고, 그들이 싸움터에 나갈 때에는 봉건적 토지 보유의 조건에 따라 제 비용으로나 제 바로 위 영주의 비용으로 건사되었으므로 주권자에게 새로운 부담을 지우지 않았다. 정부의 그 밖의 비용은 거의 모두 아주 알맞은 것이었다. 사법 행정은 앞에서 보였듯이 비용이 생기는 까닭이기는커녕 세입의 원천이었다. 시골 사람들이 추수 앞뒤로 사흘씩 바치는 노동은 그 나라의 상업이 요구한다고 여겨지던 온갖 다리와 큰길과 그 밖의 공공사업을 만들고 건사하기에 넉넉한 기금으로 여겨졌다. 그 시절 주권자의 으뜸가는 비용은 제 집안과 세간을 건사하는 데에 있었던 듯하다. 그리하여 그 집안의 관리가 그때에는 나라의 큰 벼슬아치였다. 재무경이 그의 지대를 받았다. 가령과 시종장이 그 집안의 비용을 살폈다. 마구간을 돌보는 일은 궁내 대신과 의전관에게 맡겨졌다. 그의 집은 죄다 성채의 꼴로 지어졌고 그가 가진 으뜸가는 요새였던 듯하다. 그 집이나 성채를 지키는 이들은 일종의 군정관으로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평화로울 때에 건사해야 하였던 하나뿐인 무관이었던 듯하다. 이런 사정에서라면 큰 토지에서 나오는 지대가 예사로운 경우에 정부의 필요한 비용을 죄다 아주 잘 치를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문명화된 유럽 군주국의 거의 모두가 처한 형편에서, 나라 안의 온 토지가 만일 다 한 임자에게 속해 있다면 그 토지에서 나왔음직한 지대를 죄다 모아도 아마 평화로울 때조차 그 나라들이 백성에게 거두는 예사로운 세입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이를테면 영국의 예사로운 세입은 그해에 드는 비용을 치르는 데에 필요한 것뿐 아니라 공채의 이자를 치르고 그 빚의 원금 얼마를 갚아 나가는 데에 필요한 것까지 넣어 해마다 1,000만 파운드를 웃돈다. 그러나 1파운드에 4실링으로 걷는 토지세는 해마다 200만 파운드에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 토지세라 불리기는 하나 이 세금은 온 토지의 지대뿐 아니라 온 집의 지대와 영국의 온 자본에서 나오는 이자의 5분의 1로 잡혀 있고, 그 가운데 나라에 빌려 준 몫과 토지를 갈고 가꾸는 데에 농업 자산으로 쓰이는 몫만 빠진다. 이 세금에서 나오는 것의 아주 큰 몫은 집의 지대와 자본의 이자에서 나온다. 이를테면 런던시의 토지세는 1파운드에 4실링으로 쳐서 123,399파운드 6실링 7펜스에 이르고, 웨스트민스터시의 것은 63,092파운드 1실링 5펜스에, 화이트홀과 세인트제임스 궁전의 것은 30,754파운드 6실링 3펜스에 이른다. 토지세의 일정한 몫은 같은 꼴로 왕국 안의 다른 온갖 도시와 자치 읍에도 매겨지는데, 그것은 거의 죄다 집의 지대에서나 장사 자본과 그 밖의 자본의 이자로 여겨지는 것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영국이 토지세를 매기는 데에 쓰는 평가에 따르면, 온 토지의 지대와 온 집의 지대와 온 자본의 이자에서 나오는 세입을 죄다 합한 것은, 그 가운데 나라에 빌려 준 몫과 토지를 갈고 가꾸는 데에 쓰이는 몫만 빼면, 평화로울 때조차 정부가 백성에게 거두는 예사로운 세입인 해마다 1,000만 파운드 스털링을 넘지 않는다. 영국이 토지세를 매기는 데에 쓰는 평가는 왕국 전체를 고르게 놓고 보면 의심할 것 없이 참값에 훨씬 못 미치나, 몇몇 주와 지역에서는 그 값에 거의 맞먹는다고들 한다. 집의 지대와 자산의 이자를 뺀 토지만의 지대를 많은 사람이 2,000만 파운드로 잡아 왔는데, 이는 거의 어림으로 한 셈이어서 참값보다 높을 성싶기도 하고 낮을 성싶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 경작된 상태의 영국 토지가 해마다 2,000만 파운드 넘는 지대를 내지 못한다면, 그 토지가 다 한 임자에게 속하여 그의 지배인과 대리인이 무심하고 돈 들고 억누르는 손길로 다루었더라면 그 지대의 절반도, 아니 십중팔구 4분의 1도 내지 못하였을 것이다. 영국의 왕령지는 오늘날 그것이 사사로운 사람의 재산이었더라면 아마 끌어낼 수 있었을 지대의 4분의 1도 내지 못한다. 왕령지가 더 넓었더라면 아마 더 못하게 다루어졌을 것이다.

백성의 큰 무리가 토지에서 얻는 수입은 그 토지의 지대가 아니라 생산물에 비례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토지가 해마다 내는 생산물은 씨앗으로 남겨 두는 것을 빼면 죄다 백성의 큰 무리가 해마다 소비하거나 그들이 소비하는 다른 무엇과 맞바꾸어진다. 토지의 생산물을 그러지 않았더라면 올랐을 자리보다 낮게 눌러 두는 것은 무엇이든 백성의 큰 무리의 수입을 토지 임자의 수입보다 더욱 낮게 눌러 둔다. 토지의 지대, 곧 생산물 가운데 임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영국 어디서도 생산물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다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어떤 경작 상태에서 해마다 1,000만 파운드 스털링의 수입을 내는 토지가 다른 경작 상태에서라면 2,000만 파운드의 지대를 낼 터인데 지대가 두 경우 다 생산물의 3분의 1이라고 치면, 임자의 수입은 그러지 않았더라면 얻었을 것보다 해마다 1,000만 파운드만 적을 뿐이지만, 백성의 큰 무리의 수입은 씨앗에 드는 것만 빼고 해마다 3,000만 파운드나 적을 것이다. 그 나라의 인구는, 씨앗으로 갈 몫을 언제나 빼고 나서 해마다 3,000만 파운드가 먹여 살릴 수 있는 사람 수만큼, 곧 그 나머지가 나뉘어 돌아가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졌을 저마다의 살림살이와 씀씀이에 따라 먹여 살릴 수 있는 사람 수만큼 적을 것이다.

오늘날 유럽에는 제 공공 세입의 큰 몫을 나라의 재산인 토지의 지대에서 끌어내는 문명화된 나라가 어떤 갈래로도 하나 없으나, 유럽의 큰 군주국에는 모두 아직도 왕실에 속한 넓은 땅뙈기가 많이 있다. 그것은 대개 숲인데, 더러는 여러 마일을 걸어도 나무 한 그루 찾기 어려운 숲이니, 생산물로 보나 인구로 보나 그저 버려지고 잃어버린 땅이다. 유럽의 큰 군주국마다 왕령지를 팔면 아주 큰돈이 생길 터이고, 그것을 공채를 갚는 데에 쓴다면 그 토지가 왕실에 여태 내어 준 어떤 세입보다도 훨씬 큰 세입을 저당에서 풀어 줄 것이다. 아주 높이 개량되고 경작되어 팔 때에 그 땅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만큼의 지대를 내는 토지가 흔히 서른 해치 지대에 팔리는 나라라면, 개량되지도 경작되지도 않아 지대가 낮은 왕령지는 마흔 해치나 쉰 해치나 예순 해치 지대에 팔리리라고 넉넉히 내다볼 만하다. 왕실은 이 큰 값이 저당에서 풀어 줄 세입을 곧바로 누릴 수 있을 터이고, 몇 해 안에는 아마 또 다른 세입까지 누리게 된다. 왕령지가 사사로운 재산이 되고 나면 몇 해 안에 잘 개량되고 잘 경작될 것이다. 그 생산물이 늘면 백성의 수입과 소비가 불어나 나라의 인구가 늘 것이다. 그런데 왕실이 관세와 소비세에서 얻는 세입은 백성의 수입과 소비가 느는 대로 반드시 늘 것이다.

문명화된 군주국에서 왕실이 왕령지에서 끌어내는 세입은 개인에게는 아무것도 물리지 않는 듯이 보이나, 실은 왕실이 누리는 그만한 크기의 다른 어떤 세입보다도 사회에 더 많은 것을 물린다. 이 세입을 그만한 크기의 다른 세입으로 왕실에 갈음해 주고 그 토지를 백성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어느 경우에나 사회의 이익에 맞을 터인데, 그리하는 데에는 아마 그것을 공매에 부치는 것보다 나은 길이 없을 것이다.

놀이와 화려함을 위한 토지, 곧 공원과 뜰과 공공 산책로 따위, 어디서나 세입의 원천이 아니라 비용이 나가는 까닭으로 여겨지는 소유물만이 크고 문명화된 군주국에서 왕실에 속해야 할 유일한 토지인 듯하다.

그러므로 주권자 곧 국가에 남달리 속할 수 있는 두 세입의 원천인 공공 자산과 공유지가 둘 다 크고 문명화된 나라의 필요한 비용을 치를 기금으로 알맞지도 않고 넉넉하지도 않으니, 이 비용은 그 큰 몫을 이런저런 세금으로 치를 수밖에 없다. 곧 백성이 제 사사로운 수입의 한 몫을 내어 주권자 곧 국가에 공공 세입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2절 — 세금에 대하여

이 탐구의 제1편에서 보였듯이 개인의 사사로운 수입은 마침내 세 가지 서로 다른 원천, 곧 지대와 이윤과 임금에서 나온다. 모든 세금은 끝내 그 세 가지 서로 다른 수입의 원천 가운데 어느 하나에서 치러지거나 그 셋에서 가리지 않고 치러질 수밖에 없다. 나는 첫째로 지대에 떨어지도록 매겨진 세금을, 둘째로 이윤에 떨어지도록 매겨진 세금을, 셋째로 임금에 떨어지도록 매겨진 세금을, 넷째로 사사로운 수입의 그 세 가지 원천에 가리지 않고 떨어지도록 매겨진 세금을 내 힘껏 잘 풀어 보려 한다. 이 네 가지 서로 다른 세금을 따로따로 살피면서 이 장의 둘째 절을 네 항으로 나누겠는데, 그 가운데 셋은 또 여러 갈래로 나누어야 한다. 아래의 살핌에서 드러나겠지만 이 세금 가운데 많은 것은 떨어지도록 매겨진 그 기금 곧 수입의 원천에서 끝내 치러지지 않는다.

낱낱의 세금을 살피기에 앞서 세금 일반에 관하여 다음 네 가지 격률을 미리 말해 두어야겠다.

1. 어느 나라에서나 신민은 저마다의 능력에 될 수 있는 대로 가깝게 비례하여, 곧 저마다 나라의 보호 아래 누리는 수입에 비례하여 정부를 떠받치는 데에 이바지해야 한다. 큰 나라의 개인에게 정부의 비용이란 큰 토지를 함께 가진 이들에게 그 관리 비용과 같은 것이니, 그들은 모두 그 토지에 대한 저마다의 몫에 비례하여 내야 한다. 이 격률을 지키느냐 저버리느냐에 이른바 과세의 평등과 불평등이 걸려 있다. 미리 한 번 말해 두거니와, 앞서 말한 세 가지 수입 가운데 오직 하나에만 끝내 떨어지는 세금은 나머지 둘을 건드리지 않는 한에서 반드시 고르지 못하다. 아래에서 여러 세금을 살피면서 나는 이런 갈래의 불평등은 그다지 더 다루지 않고, 거의 모든 경우에 어떤 세금이 그것이 건드리는 특정한 갈래의 사사로운 수입에 고르지 못하게 떨어지면서 생기는 불평등에만 살핌을 그치려 한다.

2. 개인이 저마다 치러야 하는 세금은 마음대로 정해지지 않고 확실해야 한다. 치르는 때도, 치르는 절차도, 치러야 할 양도 죄다 내는 사람에게도 다른 누구에게도 또렷하고 뚜렷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세금에 걸린 사람은 누구나 얼마쯤 세리의 손아귀에 놓이게 되니, 세리는 밉살스러운 납세자에게 세금을 무겁게 매길 수도 있고 그렇게 무겁게 매기겠다는 으름장으로 제 몫의 선물이나 사례를 뜯어낼 수도 있다. 과세가 확실하지 않으면, 건방지지도 썩지도 않은 곳에서조차 저절로 미움을 받는 무리의 건방짐을 북돋우고 그 썩음을 부추기게 된다. 개인이 저마다 얼마를 내야 하는지가 확실한 것은 과세에서 몹시 중요하여, 모든 나라의 경험에서 드러나는 듯이 아주 큰 정도의 불평등조차 아주 작은 정도의 불확실함만큼 큰 악은 아니다.

3. 모든 세금은 내는 사람이 치르기에 가장 편할 성싶은 때에, 또는 가장 편할 성싶은 절차로 걷어야 한다. 토지나 집의 지대에 물리는 세금을 그 지대를 흔히 치르는 바로 그 기한에 내게 하면, 내는 사람이 치르기에 가장 편할 성싶은 때, 곧 치를 밑천을 지니고 있을 성싶은 때에 걷는 셈이다. 사치품 같은 소비재에 물리는 세금은 죄다 끝내 소비자가 치르는데 대개 그에게 아주 편한 절차로 치러진다. 그는 그 물건을 살 일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치른다. 게다가 그는 제 마음대로 사도 되고 사지 않아도 되므로, 그런 세금 때문에 큰 불편을 겪는다면 그것은 제 탓일 수밖에 없다.

4. 모든 세금은 나라의 국고에 들어오는 것 말고는 백성의 주머니에서 될 수 있는 대로 적게 꺼내고 될 수 있는 대로 적게 묶어 두도록 짜야 한다. 세금은 다음 네 가지 길로 국고에 들어오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백성의 주머니에서 꺼내거나 묶어 둘 수 있다. 첫째로 그것을 걷는 데에 많은 관리가 필요하여 그 봉급이 세금에서 나오는 것의 큰 몫을 먹어 치우고 그들이 챙기는 사례가 백성에게 또 하나의 세금을 지울 수 있다. 둘째로 그것이 백성의 근면을 가로막아 큰 무리를 먹여 살리고 부릴 수 있었을 어떤 장사의 갈래에 손대지 못하게 주눅 들게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백성에게 치르라고 하면서 치르기를 더 쉽게 해 주었을 기금의 얼마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 버리기도 한다. 셋째로 세금을 피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한 불운한 사람들이 물게 되는 몰수와 그 밖의 벌로 그들을 자주 망하게 하고, 그리하여 그들의 자본이 쓰였더라면 사회가 받았을 이익에 끝을 낼 수 있다. 분별없는 세금은 밀수에 큰 꼬임을 내민다. 그런데 밀수에 대한 벌은 그 꼬임에 비례하여 커질 수밖에 없다. 법은 정의의 온갖 예사로운 원리에 어긋나게도 먼저 꼬임을 만들어 놓고 그 꼬임에 넘어간 이들을 벌하며, 게다가 마땅히 벌을 덜어 주어야 할 바로 그 사정, 곧 죄를 짓도록 이끈 꼬임의 크기에 비례하여 흔히 벌을 더 무겁게 한다(『인류사 소묘』 474, 그리고 그 뒤를 보라).7 넷째로 세리가 자주 찾아와 밉살스럽게 뒤지게 하여 백성을 쓸데없는 성가심과 괴로움과 억눌림에 내맡길 수 있으니, 괴로움이 엄밀히 말해 비용은 아니라 해도 사람마다 거기서 벗어나려고 기꺼이 치를 비용과 맞먹는 것임은 틀림없다. 세금이 주권자에게 이로운 것보다 백성에게 훨씬 더 무거운 짐이 되는 까닭은 흔히 이 네 가지 길 가운데 어느 하나에 있다.

앞서 말한 격률들의 뚜렷한 올바름과 쓸모는 모든 나라의 눈길을 얼마쯤 끌어 왔다. 모든 나라는 제 판단이 닿는 데까지 세금을 될 수 있는 대로 고르게, 될 수 있는 대로 확실하게, 치르는 때로 보나 치르는 절차로 보나 내는 사람에게 될 수 있는 대로 편하게, 그리고 군주에게 가져다주는 세입에 견주어 백성에게 될 수 있는 대로 가볍게 만들려고 애써 왔다. 여러 시대와 여러 나라에서 있었던 으뜸가는 세금 몇 가지를 아래에서 짧게 살피면, 그 애씀이 이 점에서 다 같이 잘 이루어지지는 않았음이 드러날 것이다.

제1항 — 지대에 물리는 세금 · 토지의 지대에 물리는 세금

토지의 지대에 물리는 세금은 일정한 준칙에 따라, 곧 지역마다 일정한 지대로 평가하고 그 평가를 뒤에 고치지 않기로 하고 매길 수도 있고, 토지의 실제 지대가 달라질 때마다 따라 달라지고 그 경작이 나아지거나 물러남에 따라 오르내리도록 매길 수도 있다.

영국의 토지세처럼 바뀌지 않는 일정한 준칙에 따라 지역마다 매기는 토지세는 처음 세울 때에는 고르다 하더라도, 나라의 여러 곳에서 경작이 나아지거나 버려지는 정도가 서로 다름에 따라 세월이 흐르면 반드시 고르지 못하게 된다. 잉글랜드에서 윌리엄과 메리 치세 4년의 법으로 여러 주와 교구에 토지세를 매기던 그 평가는 처음 세울 때에조차 몹시 고르지 못하였다.8 그러므로 이 세금은 그런 한에서 앞서 말한 네 격률 가운데 첫째 것을 거스른다. 나머지 셋에는 더할 나위 없이 잘 들어맞는다. 그것은 더할 나위 없이 확실하다. 세금을 치르는 때가 지대를 치르는 때와 같으므로 내는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어느 경우에나 참으로 세금을 내는 사람은 지주이지만, 세금은 흔히 차지인이 먼저 치르고 지주는 지대를 받을 때에 그만큼 덜어 주어야 한다. 이 세금은 그만한 세입을 내는 다른 어떤 세금보다도 훨씬 적은 수의 관리로 걷힌다. 지역마다 매긴 세금이 지대가 오른다고 따라 오르지는 않으므로, 주권자는 지주가 개량하여 얻는 이윤을 나누어 갖지 않는다. 그런 개량은 참으로 더러 그 지역의 다른 지주들의 부담을 덜어 주는 데에 이바지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어떤 토지에 세금이 더러 무거워진다 하여도 그 무거워짐이 언제나 아주 작아서, 그 개량을 주눅 들게 하거나 토지의 생산물을 그러지 않았더라면 올랐을 자리보다 낮게 눌러 둘 수는 결코 없다. 그것이 생산물의 양을 줄이는 쪽으로 기울지 않으므로 그 값을 올리는 쪽으로도 기울 수 없다. 그것은 백성의 근면을 가로막지 않으며, 세금을 치른다는 피할 수 없는 불편 말고는 지주에게 다른 불편을 지우지 않는다. 그러나 영국의 온 토지에 토지세를 매기는 저 평가가 바뀌지 않고 한결같은 데에서 지주가 얻어 온 이득은 주로 그 세금의 성질과는 아주 동떨어진 몇 가지 사정 덕분이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나라의 거의 모든 곳이 크게 번성한 덕분이었으니, 이 평가가 처음 세워진 때로부터 영국의 거의 모든 토지에서 지대가 끊임없이 올랐고 내린 데는 거의 없었다. 그러므로 지주들은 제 토지의 오늘날 지대에 따라 치렀어야 할 세금과 옛 평가에 따라 실제로 치르는 세금의 차이를 거의 다 벌어들였다. 나라의 형편이 달랐더라면, 경작이 물러나면서 지대가 차츰 내렸더라면, 지주들은 거의 다 그 차이를 잃었을 것이다. 혁명 뒤로 실제로 일어난 일의 형편에서는 평가가 한결같은 것이 지주에게 이롭고 주권자에게 해로웠다.9 형편이 달랐더라면 그것이 주권자에게 이롭고 지주에게 해로웠을 수도 있다.

세금을 돈으로 내게 하듯이 토지의 평가도 돈으로 적는다. 이 평가가 세워진 뒤로 은의 가치는 꽤 한결같았고 주화의 무게나 순도에서 기준이 달라진 적도 없다. 아메리카의 광산이 발견되기 앞선 두 세기 동안 그리하였던 듯이 은이 그 가치에서 크게 올랐더라면, 평가가 한결같은 것이 지주에게 몹시 무겁게 눌렸을 것이다. 그 광산이 발견된 뒤 적어도 한 세기 동안 틀림없이 그리하였듯이 은이 그 가치에서 크게 내렸더라면, 그 한결같은 평가가 주권자의 이 세입 갈래를 크게 줄여 놓았을 것이다. 돈의 기준에 큰 변화가 있었더라면, 곧 같은 양의 은을 더 낮은 이름으로 내리거나 더 높은 이름으로 올렸더라면, 이를테면 은 1온스를 5실링 2펜스로 주조하는 대신 2실링 7펜스라는 낮은 이름을 지닌 조각으로 주조하거나 10실링 4펜스라는 높은 이름을 지닌 조각으로 주조하였더라면, 앞의 경우에는 임자의 수입이 상하고 뒤의 경우에는 주권자의 세입이 상하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실제로 일어난 것과는 얼마쯤 다른 사정에서라면 이 한결같은 평가가 세금을 내는 이들에게나 나라에게 아주 큰 불편이 되었을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그런 사정이 언젠가는 반드시 일어난다. 제국도 사람이 만든 다른 온갖 것과 마찬가지로 여태 다 죽고 말았지만, 그래도 제국마다 죽지 않기를 꾀한다. 그러므로 제국 자체만큼 오래가기를 바라는 모든 제도는 어떤 사정에서만이 아니라 온갖 사정에서 편해야 하고, 스쳐 가고 어쩌다 생기고 우연한 사정이 아니라 반드시 있고 그러므로 언제나 한결같은 사정에 맞아야 한다.

지대가 달라질 때마다 따라 달라지거나 경작이 나아지고 버려짐에 따라 오르내리는, 토지의 지대에 물리는 세금은 스스로를 에코노미스트라 부르는 프랑스의 저 문인 무리가 온갖 세금 가운데 가장 공평하다고 내세우는 것이다.10 그들이 우겨 말하기로는 모든 세금이 끝내 토지의 지대에 떨어지니, 그러므로 세금은 그것을 끝내 치러야 하는 기금에 고르게 매겨야 한다고 한다. 모든 세금이 그것을 끝내 치러야 하는 기금에 될 수 있는 대로 고르게 떨어져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옳다. 그러나 그들이 제 몹시 재치 있는 이론을 떠받치는 데에 쓰는 형이상학적 논변을 달갑지 않게 파고들지 않더라도, 어떤 세금이 끝내 토지의 지대에 떨어지고 어떤 세금이 끝내 다른 기금에 떨어지는지는 아래의 살핌에서 넉넉히 드러날 것이다.

베네치아 땅에서는 농부에게 빌려 주는 모든 경작지가 지대의 10분의 1로 과세된다(『조세 보고서』 240, 241쪽). 그 빌려 준 계약은 주와 지역마다 세무 관리가 지키는 공공 장부에 적힌다. 임자가 제 토지를 스스로 갈고 가꿀 때에는 그 토지를 공평한 셈으로 평가하고 세금의 5분의 1을 깎아 주니, 그런 토지에 대하여 그는 매겨진 지대의 10퍼센트가 아니라 8퍼센트만 치른다.

이런 갈래의 토지세는 잉글랜드의 토지세보다 틀림없이 더 고르다. 그것은 아마 그만큼 확실하지는 못할 터이고, 세금을 매기는 일이 자주 지주에게 훨씬 많은 번거로움을 끼칠 것이다. 그것은 또 걷는 데에 훨씬 많은 비용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불확실함을 크게 막고 이 비용을 줄일 행정의 짜임을 아마 궁리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지주와 차지인이 함께 제 계약을 공공 장부에 적도록 할 수 있다. 계약의 조건 가운데 어느 것이라도 감추거나 거짓으로 적으면 알맞은 벌을 내리도록 법을 만들 수 있고, 그 벌의 얼마를 상대방의 감춤이나 거짓을 일러바쳐 밝혀낸 두 당사자 가운데 한쪽에게 준다면, 그들이 한통속이 되어 공공 세입을 속이는 일을 제대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계약의 온갖 조건은 그런 기록으로 넉넉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지주들은 지대를 올리는 대신 계약을 새로 맺어 주는 값으로 목돈을 받는다. 이 버릇은 거의 모든 경우에 낭비꾼이 쓰는 방편이니, 그는 당장의 현금을 받고 훨씬 값진 뒷날의 수입을 파는 셈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거의 모든 경우에 지주에게 해롭고, 자주 차지인에게 해로우며, 언제나 사회 전체에 해롭다. 그것은 자주 차지인에게서 그 자본의 아주 큰 몫을 빼앗아 토지를 갈고 가꿀 힘을 그만큼 줄이므로, 그는 적은 지대를 치르기가 그러지 않았더라면 많은 지대를 치르기보다도 더 어렵다고 느끼게 된다. 그가 갈고 가꿀 힘을 줄이는 것은 무엇이든 사회의 수입 가운데 가장 중요한 몫을 그러지 않았더라면 있었을 자리보다 반드시 낮게 눌러 둔다. 그런 목돈에 물리는 세금을 예사로운 지대에 물리는 것보다 훨씬 무겁게 한다면, 지주로 보나 차지인으로 보나 주권자로 보나 사회 전체로 보나 적잖이 이롭게도 이 해로운 버릇을 주눅 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계약은 차지인에게 계약이 이어지는 내내 일정한 경작의 길과 일정한 돌려짓기를 따르도록 정해 놓는다. 대개 제 앎이 남보다 낫다는 지주의 우쭐함에서 나오는(거의 모든 경우에 근거가 아주 엷은 우쭐함이다) 이 조건은 언제나 얹혀 붙은 지대로, 곧 돈으로 내는 지대가 아니라 부역으로 내는 지대로 보아야 한다. 대개 어리석은 이 버릇을 주눅 들게 하려면 이런 갈래의 지대를 좀 높게 평가하고 따라서 예사로운 돈 지대보다 얼마쯤 무겁게 과세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지주들은 돈으로 내는 지대 대신 곡물이나 가축이나 가금이나 포도주나 기름 따위 현물로 내는 지대를 요구하고, 또 어떤 지주들은 부역으로 내는 지대를 요구한다. 그런 지대는 언제나 지주에게 이로운 것보다 차지인에게 더 해롭다. 그것은 뒤엣사람의 주머니에 넣어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앞엣사람의 주머니에서 꺼내거나 묶어 둔다. 그런 지대가 있는 나라에서는 어디서나 그것이 있는 정도에 거의 그대로 맞추어 차지인이 가난하고 궁색하다. 그런 지대도 같은 꼴로 좀 높게 평가하고 따라서 예사로운 돈 지대보다 얼마쯤 무겁게 과세한다면, 사회 전체에 해로운 이 버릇을 아마 넉넉히 주눅 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주가 제 토지의 얼마를 스스로 부치기로 하였을 때에는 이웃의 농부와 지주들의 공평한 중재로 그 지대를 평가하고, 그가 부치는 토지의 지대가 일정한 액수를 넘지 않는 한 베네치아 땅에서와 같이 세금을 알맞게 깎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지주가 제 토지의 얼마를 손수 갈고 가꾸도록 북돋우는 것은 중요하다. 그의 자본은 대개 차지인의 자본보다 크므로, 솜씨가 덜하더라도 자주 더 많은 생산물을 길러 낼 수 있다. 지주는 시험을 해 볼 여유가 있고 대개 해 보려는 마음도 있다. 그의 실패한 시험은 그 자신에게 알맞은 손해만 끼친다. 그의 성공한 시험은 온 나라의 개량과 더 나은 경작에 이바지한다. 그러나 세금을 깎아 주어 그가 일정한 넓이까지만 갈고 가꾸도록 북돋우는 것 또한 중요할 터이다. 지주들이 거의 다 제 토지를 통째로 손수 부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제 자본과 솜씨가 허락하는 데까지 잘 갈고 가꾸는 것이 제 이익에 매여 있는 착실하고 부지런한 차지인 대신에, 그 나라는 게으르고 방탕한 관리인으로 가득 차 그들의 함부로 하는 손길이 머잖아 경작을 떨어뜨리고 토지가 해마다 내는 생산물을 줄여, 제 주인의 수입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수입 가운데 가장 중요한 몫까지 줄여 놓을 것이다.

이런 행정의 짜임이라면 아마 이런 갈래의 세금에서 내는 사람에게 억눌림이나 불편을 끼칠 불확실함을 죄다 걷어 낼 수 있을 터이고, 그와 함께 토지를 두루 다루는 데에 온 나라의 개량과 좋은 경작에 적잖이 이바지할 방책을 들여놓는 데에도 보탬이 된다.

지대가 달라질 때마다 따라 달라지는 토지세를 걷는 비용은 의심할 것 없이 언제나 고정된 평가에 따라 매기는 토지세를 걷는 비용보다 얼마쯤 클 것이다. 나라의 여러 지역에 세워 두어야 할 여러 등기소에서도, 임자가 스스로 부치기로 한 토지를 이따금 다시 평가하는 데에서도 반드시 얼마간의 비용이 더 들 것이다. 그러나 이 모두에 드는 비용은 아주 알맞을 터이고, 이런 갈래의 세금에서 쉽게 끌어낼 수 있을 것에 견주면 아주 보잘것없는 세입밖에 내지 못하는 다른 많은 세금을 걷는 데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이런 갈래의 달라지는 토지세가 토지의 개량을 주눅 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에 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반론인 듯하다. 비용은 한 푼도 대지 않은 주권자가 개량으로 얻는 이윤을 나누어 가지게 된다면, 지주는 틀림없이 개량할 마음이 덜할 것이다. 그러나 이 반론조차 아마 이렇게 비켜 갈 수 있을 터이니, 지주가 개량을 시작하기에 앞서 세무 관리와 함께, 양쪽이 똑같이 고른 이웃의 지주와 농부 몇 사람의 공평한 중재에 따라 제 토지의 실제 값어치를 정해 두게 하고, 그 평가에 따라 그가 온전히 본전을 뽑기에 넉넉할 만한 햇수 동안 세금을 매기면 된다. 주권자가 제 세입이 느는 것을 헤아려 토지의 개량에 눈길을 돌리게 만드는 것이 이런 갈래의 토지세가 내세우는 으뜸가는 이점의 하나다. 그러므로 지주가 본전을 뽑도록 허락하는 기한은 그 목적에 필요한 것보다 크게 길어서는 안 되니, 이익이 너무 멀어지면 그 눈길을 지나치게 주눅 들게 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어느 모로든 너무 짧기보다는 차라리 얼마쯤 너무 긴 편이 낫다. 주권자의 눈길을 아무리 부추긴들 지주의 눈길을 아주 조금이라도 주눅 들게 하는 것을 결코 메울 수 없다. 주권자의 눈길이란 기껏해야 제 영토의 큰 몫을 더 낫게 경작하는 데에 무엇이 이바지할 성싶은가를 아주 두루뭉술하고 어렴풋이 헤아리는 것이다. 지주의 눈길은 제 토지 한 치 한 치를 어떻게 쓰는 것이 가장 이로울 성싶은가를 하나하나 세세히 헤아리는 것이다. 주권자의 으뜸가는 눈길은 지주와 농부 양쪽이 저마다 제 이익을 제 나름의 길로 제 판단에 따라 좇도록 내버려 두고, 양쪽에게 제 근면이 낸 보답을 온전히 누리리라는 더할 나위 없이 완전한 보장을 주며, 제 영토 구석구석을 잇는 가장 쉽고 가장 안전한 물길과 뭍길을 내고 또 다른 모든 군주의 영토로 더할 나위 없이 거리낌 없이 수출할 자유를 마련하여 양쪽에게 제 생산물 하나하나를 팔 가장 넓은 시장을 얻어 주는 데에, 곧 제 힘이 닿는 온갖 길로 양쪽의 눈길을 북돋우는 데에 있어야 한다.

이런 행정의 짜임으로 이런 갈래의 세금을 잘 다루어 토지의 개량을 주눅 들게 하기는커녕 도리어 얼마쯤 북돋울 수 있다면, 그것이 세금을 치른다는 언제나 피할 수 없는 불편 말고 다른 불편을 지주에게 끼칠 성싶지는 않다. 사회의 상태가 어떻게 달라지든, 농업이 나아지든 물러나든, 은의 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든, 주화의 기준이 어떻게 달라지든, 이런 갈래의 세금은 저절로, 정부가 아무 눈길도 주지 않는데도 일이 실제로 놓인 형편에 알맞게 제 몸을 맞출 터이고, 그 온갖 다른 변화 속에서 한결같이 옳고 공평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언제나 일정한 평가에 따라 걷는 어떤 세금보다도 오래가고 고칠 수 없는 규정으로, 곧 이른바 나라의 근본법으로 세우기에 훨씬 알맞다.

어떤 나라들은 계약을 등기하는 간단하고 뻔한 방편 대신에 나라 안 온 토지를 실제로 측량하고 평가하는 힘겹고 돈 드는 방편에 기대었다. 그들은 아마 빌려 주는 이와 빌리는 이가 공공 세입을 속이려고 한통속이 되어 계약의 참된 조건을 감출지 모른다고 의심하였을 것이다. 토지 대장인 『둠즈데이 북』은 이런 갈래의 아주 꼼꼼한 측량에서 나온 것인 듯하다.11

프로이센 국왕의 옛 영토에서 토지세는 실제 측량과 평가에 따라 매겨지고 그 측량과 평가는 때때로 다시 살펴 고쳐진다(『조세 보고서』 제1권 114, 115, 116, 그 밖의 여러 쪽). 그 평가에 따라 속인 임자는 제 수입의 20에서 25퍼센트를 치르고 성직자는 40에서 45퍼센트를 치른다. 실레지아의 측량과 평가는 지금 국왕의 명으로 아주 꼼꼼하게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 평가에 따라 브레슬라우 주교에게 속한 토지는 그 지대의 25퍼센트로 과세된다. 두 종교의 성직자가 얻는 그 밖의 수입은 50퍼센트로 과세된다. 튜턴 기사단과 몰타 기사단의 관구는 40퍼센트로 과세된다. 귀족 보유지는 38과 3분의 1퍼센트로, 평민 보유지는 35와 3분의 1퍼센트로 과세된다.12

보헤미아의 측량과 평가는 백 년 넘게 걸린 일이라고 한다. 그것은 1748년의 평화 조약 뒤에야 지금 여제 겸 여왕의 명으로 마무리되었다(같은 책 제1권 85, 84쪽).13 카를 6세 때에 시작된 밀라노 공국의 측량은 1760년 뒤에야 마무리되었다. 그것은 여태 이루어진 측량 가운데 가장 꼼꼼한 것의 하나로 꼽힌다. 사부아와 피에몬테의 측량은 얼마 전 사르데냐 국왕의 명으로 이루어졌다(같은 책 280쪽 등, 또 287쪽 등에서 316쪽까지).

프로이센 국왕의 영토에서 교회의 수입은 속인 임자의 수입보다 훨씬 무겁게 과세된다. 교회의 수입은 그 큰 몫이 토지의 지대에 지우는 짐이다. 그 가운데 어느 몫이 토지의 개량에 쓰이거나 백성의 큰 무리의 수입을 늘리는 데에 어떤 모로든 이바지하도록 쓰이는 일은 드물다. 프로이센 국왕은 아마 그런 까닭에서 그것이 나라의 급한 일을 덜어 주는 데에 훨씬 많이 이바지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고 여겼을 것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교회의 토지가 온갖 세금에서 면제된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것이 다른 토지보다 가볍게 과세된다. 밀라노 공국에서 교회가 1575년 이전에 가지고 있던 토지는 그 값어치의 3분의 1로만 과세된다.

실레지아에서 귀족 보유지는 평민 보유지보다 3퍼센트 무겁게 과세된다. 프로이센 국왕은 아마 앞엣것에 딸린 갖가지 명예와 특권이 세금이 조금 무거워지는 것을 임자에게 넉넉히 메워 주리라 여겼을 터이고, 그와 함께 뒤엣것의 사람 깎아내리는 낮음이 조금 가볍게 과세되는 것으로 얼마쯤 덜어지리라 여겼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조세의 짜임이 이 고르지 못함을 덜어 주기는커녕 도리어 키운다. 사르데냐 국왕의 영토에서, 또 이른바 실물 타유 곧 토지 타유가 매겨지는 프랑스의 여러 지방에서, 세금은 온통 평민 보유지에 떨어진다. 귀족 보유지는 면제된다.14

두루 측량하고 평가하여 매긴 토지세는 처음에는 아무리 고르다 하여도 그리 길지 않은 세월이 지나면 반드시 고르지 못하게 된다. 그리되지 않게 막으려면 나라 안 농장 하나하나의 상태와 생산물이 달라지는 것을 정부가 끊임없이 괴롭게 살펴야 한다. 프로이센과 보헤미아와 사르데냐와 밀라노 공국의 정부는 실제로 이런 살핌을 하고 있으나, 그것은 정부의 성질에 너무나 걸맞지 않아 오래갈 성싶지 않고, 그것이 이어진다 하여도 길게 보면 세금을 내는 이들에게 덜어 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번거로움과 괴로움을 낳을 것이다.

1666년에 몽토방의 제네랄리테는 아주 정확한 측량과 평가에 따라 실물 타유 곧 토지 타유가 매겨졌다고 한다(『조세 보고서』 제2권 139, 그 밖의 여러 쪽). 1727년에 이르러 이 과세는 아주 고르지 못하게 되었다. 이 불편을 고치려고 정부가 찾아낸 것은 제네랄리테 전체에 12만 리브르의 세금을 더 물리는 것보다 나은 방편이 없었다. 이 더 물리는 세금은 옛 과세에 따라 타유가 매겨지는 모든 지역에 매겨진다. 그러나 그것은 일이 실제로 놓인 형편에서 그 과세로 세금을 적게 무는 지역에서만 걷어, 같은 과세로 세금을 많이 무는 지역을 덜어 주는 데에 쓰인다. 이를테면 일이 실제로 놓인 형편에서 하나는 900리브르로, 다른 하나는 1,100리브르로 과세되어야 할 두 지역이 옛 과세로는 둘 다 1,000리브르로 과세된다고 하자. 이 두 지역은 더 물리는 세금으로 저마다 1,100리브르로 매겨진다. 그러나 이 더 물리는 세금은 적게 무는 지역에서만 걷어 많이 무는 지역을 덜어 주는 데에 온통 쓰이니, 그 지역은 따라서 900리브르만 치른다. 정부는 이 더 물리는 세금으로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없고, 그것은 옛 과세에서 생긴 고르지 못함을 바로잡는 데에 온통 쓰인다. 그 쓰임은 제네랄리테 앵탕당의 재량에 거의 맡겨져 있으므로 크게 보아 제멋대로일 수밖에 없다.15

지대가 아니라 토지의 생산물에 비례하는 세금

토지의 생산물에 물리는 세금은 실은 지대에 물리는 세금이니, 처음에는 농부가 먼저 치른다 하더라도 끝내는 지주가 치른다. 생산물의 일정한 몫을 세금으로 내놓아야 할 때, 농부는 이 몫의 값어치가 이 해 저 해 고르게 잡아 얼마에 이를 성싶은가를 제 힘껏 셈하고, 지주에게 치르기로 하는 지대를 그만큼 깎는다. 이런 갈래의 토지세인 교회 십일조가 이 해 저 해 고르게 잡아 얼마에 이를 성싶은가를 미리 셈해 보지 않는 농부는 없다.

십일조와 그 밖에 이런 갈래의 모든 토지세는 더할 나위 없이 고른 듯이 보이나 실은 몹시 고르지 못한 세금이니, 생산물의 일정한 몫이 형편에 따라 지대의 아주 다른 몫과 맞먹는 까닭이다. 아주 기름진 토지에서는 생산물이 어찌나 많은지 그 절반만으로도 농부가 경작에 쓴 자본을 이웃에서 농업 자산에 붙는 예사로운 이윤과 함께 메우기에 넉넉하다. 십일조가 없다면 그는 나머지 절반을, 또는 같은 말이 되겠으나 나머지 절반의 값어치를 지주에게 지대로 치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산물의 10분의 1을 십일조로 빼앗긴다면 그는 지대의 5분의 1을 깎아 달라고 해야 하니, 그러지 않고서는 제 자본을 예사로운 이윤과 함께 되찾을 수 없다. 이 경우 지주의 지대는 온 생산물의 절반 곧 10분의 5에 이르는 대신 10분의 4에만 이를 것이다. 이와 달리 메마른 토지에서는 생산물이 더러 어찌나 적고 경작 비용이 어찌나 많이 드는지, 농부의 자본을 예사로운 이윤과 함께 메우는 데에 온 생산물의 5분의 4가 든다. 이 경우 십일조가 없다 하여도 지주의 지대는 온 생산물의 5분의 1 곧 10분의 2를 넘을 수 없다. 그런데 농부가 생산물의 10분의 1을 십일조로 치른다면 그는 지주의 지대를 그만큼 깎아 달라고 해야 하고, 그리하여 그 지대는 온 생산물의 10분의 1로 줄어든다. 기름진 토지의 지대에 십일조는 더러 5분의 1, 곧 1파운드에 4실링밖에 안 되는 세금일 수 있으나, 메마른 토지의 지대에 그것은 더러 절반, 곧 1파운드에 10실링이나 되는 세금일 수 있다.

십일조는 자주 지대에 몹시 고르지 못한 세금일 뿐 아니라, 언제나 지주의 개량에도 농부의 경작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 비용은 한 푼도 대지 않는 교회가 그 이윤을 그토록 크게 나누어 갖는다면, 앞엣사람은 가장 중요하고 대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개량에 감히 손대지 못하고, 뒤엣사람은 가장 값지고 대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작물을 감히 기르지 못한다. 꼭두서니라는 쓸모 있는 염료 풀의 재배는 오랫동안 십일조 탓에 네덜란드 연방에 갇혀 있었으니, 그 나라는 장로교 나라여서 이 무너뜨리는 세금에서 면제된 덕에 유럽의 나머지에 맞서 그 풀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누렸다. 요즈음 이 풀을 잉글랜드에서 길러 보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은 오직 꼭두서니에 붙는 온갖 십일조를 갈음하여 1에이커에 5실링을 받도록 정한 법령이 나온 덕분이다.

유럽의 큰 몫에서 교회가 그러하듯이,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는 나라가 주로 지대가 아니라 토지의 생산물에 비례하는 토지세로 지탱된다. 중국에서 주권자의 으뜸가는 세입은 제국 안 온 토지의 생산물 가운데 10분의 1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10분의 1은 아주 알맞게 잡혀 있어서 많은 지방에서 예사로운 생산물의 30분의 1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벵골이 영국 동인도회사의 손에 떨어지기 앞서 그곳의 이슬람 정부에 치르던 토지세 곧 토지 지대는 생산물의 5분의 1쯤에 이르렀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의 토지세도 마찬가지로 5분의 1에 이르렀다고 한다.

아시아에서는 이런 갈래의 토지세가 주권자로 하여금 토지의 개량과 경작에 마음을 두게 만든다는 말이 있다. 그리하여 중국의 주권자들과 이슬람 정부 아래에 있던 벵골의 주권자들과 고대 이집트의 주권자들은 토지 생산물 하나하나에 제 영토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넓은 시장을 얻어 주어 그 양과 값어치를 될 수 있는 대로 크게 하려고 좋은 길과 다닐 수 있는 운하를 내고 건사하는 데에 몹시 마음을 썼다고 한다. 교회의 십일조는 그토록 잘게 나뉘어 있어서 그 임자 가운데 누구도 이런 마음을 품을 수 없다. 한 교구의 목사가 제 교구의 생산물이 팔릴 시장을 넓히려고 나라의 먼 곳까지 길이나 운하를 내는 일에서 셈이 맞을 리 없다. 그런 세금은 나라를 지탱하도록 매겨졌을 때에는 그 불편을 얼마쯤 맞설 만한 이점이 있다. 교회를 지탱하도록 매겨졌을 때에는 불편 말고는 아무것도 따라오지 않는다.

토지의 생산물에 물리는 세금은 현물로 걷을 수도 있고 일정한 평가에 따라 돈으로 걷을 수도 있다.

한 교구의 목사나 제 토지에 기대어 사는 재산 적은 신사는 더러 앞엣사람은 제 십일조를, 뒤엣사람은 제 지대를 현물로 받는 데에서 얼마쯤 이로움을 볼지도 모른다. 거두어들일 양도, 거두어들일 지역도 어찌나 작은지 둘 다 제게 돌아올 것이 어떻게 거두어지고 어떻게 처분되는지를 하나하나 제 눈으로 살필 수 있다. 서울에 사는 큰 재산가라면, 먼 지방에 있는 토지의 지대를 이렇게 받아야 할 때에 제 지배인과 대리인의 무심함으로 크게 상하고 그 속임수로는 더 크게 상할 위험에 놓일 것이다. 주권자가 제 세리의 함부로 함과 뜯어냄으로 입을 손해는 반드시 훨씬 클 것이다. 가장 무심한 개인의 하인도 아마 가장 꼼꼼한 군주의 하인보다 제 주인의 눈 아래 더 가까이 있을 터이니, 현물로 치러지는 공공 세입은 거두는 이들이 잘못 다루는 탓에 어찌나 많이 상하는지 백성에게서 걷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몫만이 군주의 국고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공공 세입 가운데 얼마는 이렇게 치러진다고 한다. 만다린과 그 밖의 세리들은 다른 어떤 돈으로 치르는 것보다 훨씬 함부로 하기 쉬운 이 치름의 버릇을 이어 가는 데에서 의심할 것 없이 제 잇속을 찾을 것이다.

토지의 생산물에 물리는 세금을 돈으로 걷을 때에는 시장 가격이 달라지는 대로 따라 달라지는 평가에 따라 걷을 수도 있고, 이를테면 밀 1부셸을 시장의 형편이 어떠하든 언제나 같은 돈값으로 매기는 고정된 평가에 따라 걷을 수도 있다. 앞의 길로 걷는 세금에서 나오는 것은 토지의 실제 생산물이 달라지는 대로, 곧 경작이 나아지거나 버려지는 대로만 달라진다. 뒤의 길로 걷는 세금에서 나오는 것은 토지의 생산물이 달라지는 대로만이 아니라 귀금속의 가치가 달라지는 대로도, 같은 이름을 지닌 주화에 때에 따라 들어 있는 그 금속의 양이 달라지는 대로도 달라진다. 앞엣것에서 나오는 것은 언제나 토지의 실제 생산물이 지닌 값어치와 같은 비를 지킨다. 뒤엣것에서 나오는 것은 때에 따라 그 값어치와 아주 다른 비를 지닐 수 있다.

토지 생산물의 일정한 몫이나 그 일정한 몫의 값 대신에 온갖 세금이나 십일조를 온전히 갈음하는 일정한 액수의 돈을 치르게 되면, 그 세금은 이 경우 잉글랜드의 토지세와 꼭 같은 성질이 된다. 그것은 토지의 지대가 오른다고 오르지도 않고 내린다고 내리지도 않는다. 그것은 개량을 북돋우지도 주눅 들게 하지도 않는다. 그 밖의 온갖 십일조를 갈음하여 이른바 모두스, 곧 정해진 액수를 치르는 교구가 큰 몫인데 그곳의 십일조가 이런 갈래의 세금이다. 벵골의 이슬람 정부 때에는 생산물의 5분의 1을 현물로 치르는 대신 모두스가, 그것도 아주 알맞은 모두스가 그 나라의 지역 곧 자민다리 가운데 큰 몫에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동인도회사의 고용인 가운데 몇몇은 공공 세입을 제값으로 되돌린다는 핑계로 몇몇 지방에서 이 모두스를 현물로 치르는 것과 맞바꾸었다. 그들의 손길 아래에서 이 바꿈은 경작을 주눅 들게 하기도 하고 공공 세입을 거두는 데에 함부로 할 새 기회를 주기도 할 성싶으니, 그 세입은 회사의 손에 처음 떨어졌을 때 그러하였다고 하는 것보다 훨씬 아래로 떨어졌다. 회사의 고용인들은 아마 그 바꿈으로 잇속을 보았을 터이나, 십중팔구 제 주인과 그 나라 양쪽의 손해로 그리하였을 것이다.

집의 지대에 물리는 세금

집의 지대는 두 몫으로 갈라 볼 수 있으니, 하나는 건물 지대라 부르는 것이 아주 알맞고 다른 하나는 흔히 터 지대라 불린다.

건물 지대는 집을 짓는 데에 들인 자본의 이자 곧 이윤이다. 집 짓는 일을 다른 일과 나란한 자리에 놓으려면 이 지대가 첫째로 그가 제 자본을 든든한 담보로 빌려 주었더라면 받았을 것과 같은 이자를 그에게 치러 주기에 넉넉해야 하고, 둘째로 그 집을 늘 고쳐 두기에, 또는 같은 말이 되겠으나 그 집을 짓는 데에 쓴 자본을 몇 해 안에 메우기에 넉넉해야 한다. 그러므로 건물 지대 곧 집 짓는 일의 예사로운 이윤은 어디서나 돈의 예사로운 이자에 따라 매겨진다. 시장 이자율이 4퍼센트인 곳에서는 터 지대를 치르고도 집 짓는 비용 전체에 대하여 6퍼센트나 6.5퍼센트를 내는 집세라면 아마 짓는 이에게 넉넉한 이윤을 줄 것이다. 시장 이자율이 5퍼센트인 곳에서는 아마 7퍼센트나 7.5퍼센트가 있어야 한다. 돈의 이자에 견주어 집 짓는 일이 어느 때든 이보다 훨씬 큰 이윤을 낸다면, 머잖아 다른 일에서 자본을 많이 끌어들여 그 이윤을 제자리로 낮출 것이다. 그것이 어느 때든 이보다 훨씬 적은 이윤을 낸다면, 머잖아 다른 일이 거기서 자본을 많이 끌어가 그 이윤을 다시 올릴 것이다.

집의 온 지대 가운데 이 이치에 맞는 이윤을 내주기에 넉넉한 것을 넘는 몫은 무엇이든 저절로 터 지대로 돌아가고, 터의 임자와 건물의 임자가 서로 다른 사람일 때에는 거의 모든 경우에 앞엣사람에게 온전히 치러진다. 이 남는 지대는 그 집에 사는 사람이 그 자리의 실제 이로움이나 그렇다고 여겨지는 이로움에 치르는 값이다. 어느 큰 도시에서나 멀리 떨어져 고를 땅이 넉넉한 시골집에서 터 지대는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그 집이 앉은 땅을 농사에 썼더라면 내었을 만큼밖에 되지 않는다. 어느 큰 도시 가까이에 있는 시골 별장에서는 그것이 더러 훨씬 높고, 그 자리의 남다른 편리함이나 아름다움에 자주 아주 후한 값이 치러진다. 터 지대는 대개 서울에서, 그리고 서울 안에서도 집을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큰 자리에서 가장 높은데, 그 바라는 마음이 장사와 볼일에서 나오든 즐거움과 사귐에서 나오든 그저 허영과 유행에서 나오든 마찬가지다.

집세에 물리는 세금을 세든 사람이 치르게 하고 집마다 온 지대에 비례하게 매긴다면, 적어도 오래도록 건물 지대를 건드리지는 못할 것이다. 집 짓는 이가 제 이치에 맞는 이윤을 얻지 못한다면 그는 그 일을 그만두어야 할 터이고, 그러면 집을 바라는 마음이 커져 머잖아 그의 이윤이 다른 일의 이윤과 나란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세금이 온통 터 지대에 떨어지지도 않을 터이고, 얼마는 그 집에 사는 사람에게 떨어지고 얼마는 터의 임자에게 떨어지도록 갈릴 것이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집세로 해마다 60파운드까지 쓸 수 있다고 여긴다 하고, 또 1파운드에 4실링 곧 5분의 1인 세금을 사는 사람이 내도록 집세에 매긴다고 하자. 그렇다면 지대가 60파운드인 집은 그에게 해마다 72파운드가 드는 셈이니, 이는 그가 쓸 수 있다고 여기는 것보다 12파운드 많다. 그러므로 그는 더 나쁜 집, 곧 지대가 50파운드인 집으로 만족할 터인데, 거기에 세금으로 치러야 할 10파운드를 더하면 그가 쓸 수 있다고 여기는 비용인 해마다 60파운드가 된다. 그리하여 세금을 치르려고 그는 지대가 10파운드 더 비싼 집에서 누렸을 얹힌 편리함의 얼마를 내놓는다. 내가 얼마를 내놓는다고 말한 것은, 그가 그것을 죄다 내놓아야 하는 일은 드물고 도리어 세금 덕분에 세금이 없었더라면 얻었을 것보다 해마다 50파운드로 더 나은 집을 얻게 되는 까닭이다. 이런 갈래의 세금은 이 특정한 경쟁자를 물러나게 하여 지대 60파운드짜리 집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을 줄일 수밖에 없듯이, 지대 50파운드짜리 집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도 줄일 수밖에 없고, 같은 모로 얼마 동안 경쟁이 도리어 커질 가장 낮은 지대의 집만 빼고 그 밖의 온갖 지대의 집에서도 그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경쟁이 줄어든 모든 등급의 집에서 지대는 반드시 얼마쯤 내릴 것이다. 그러나 이 내림 가운데 어느 몫도 적어도 오래도록 건물 지대를 건드릴 수 없으므로, 그것은 길게 보아 죄다 터 지대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 세금을 끝내 치르는 짐은 얼마는 그 집에 사는 사람에게 떨어져 그가 제 몫을 치르려고 제 편리함의 얼마를 내놓아야 하고, 얼마는 터의 임자에게 떨어져 그가 제 몫을 치르려고 제 수입의 얼마를 내놓아야 한다. 이 끝내 치르는 짐이 그 둘 사이에 어떤 비로 갈릴지는 아마 그리 쉽게 가려낼 수 없을 것이다. 그 갈림은 사정에 따라 아주 다를 터이고, 이런 갈래의 세금은 그 다른 사정에 따라 그 집에 사는 사람에게도 터의 임자에게도 몹시 고르지 못하게 떨어질 수 있다.

이런 갈래의 세금이 여러 터 지대의 임자들에게 고르지 못하게 떨어지는 것은 온통 이 갈림이 어쩌다 고르지 못한 데에서 나올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여러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고르지 못하게 떨어지는 것은 그것에서만이 아니라 또 다른 까닭에서도 나올 것이다. 온 살림 비용에서 집세가 차지하는 비는 재산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그것은 아마 가장 높은 정도에서 가장 높고 낮은 정도로 갈수록 차츰 줄어, 대체로 가장 낮은 정도에서 가장 낮을 것이다.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 가난한 이에게 큰 비용을 낳는다. 그들은 먹을 것을 얻기가 어렵고, 그 적은 수입의 큰 몫을 그것을 얻는 데에 쓴다. 삶의 사치와 허영이 넉넉한 이에게 으뜸가는 비용을 낳고, 으리으리한 집은 그들이 지닌 그 밖의 온갖 사치와 허영을 꾸미고 가장 좋게 돋보이게 한다. 그러므로 집세에 물리는 세금은 대체로 넉넉한 이에게 가장 무겁게 떨어질 터인데, 이런 갈래의 고르지 못함에는 아마 그리 이치에 어긋날 것이 없을 것이다. 넉넉한 이가 공공의 비용에 제 수입에 비례해서만이 아니라 그 비례보다 얼마쯤 더 많이 이바지하는 것은 그리 이치에 어긋나지 않는다.

집의 지대는 어떤 모로는 토지의 지대를 닮았으나 한 가지 모로는 그것과 뿌리부터 다르다. 토지의 지대는 생산적인 대상을 쓴 값으로 치러진다. 그것을 치르는 그 토지가 그것을 낳는다. 집의 지대는 생산적이지 않은 대상을 쓴 값으로 치러진다. 집도 그것이 앉은 땅도 아무것도 낳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지대를 치르는 사람은 그 대상과는 따로 떨어져 상관없는 다른 수입의 원천에서 그것을 끌어와야 한다. 집의 지대에 물리는 세금은 그 집에 사는 사람에게 떨어지는 한에서 그 지대와 같은 원천에서 끌어와야 하고, 노동의 임금에서 나오든 자산의 이윤에서 나오든 토지의 지대에서 나오든 그들의 수입에서 치러야 한다. 그 집에 사는 사람에게 떨어지는 한에서 그것은 수입의 세 가지 원천 가운데 하나에만이 아니라 셋 모두에 가리지 않고 떨어지는 세금의 하나이고, 온갖 모로 다른 어떤 소비재에 물리는 세금과 같은 성질이다. 대체로 사람의 온 씀씀이가 후한지 인색한지를 집세보다 더 잘 가늠하게 해 주는 비용이나 소비의 항목은 아마 하나도 없다. 이 특정한 비용 항목에 비례하여 물리는 세금은 아마 유럽 어디서 여태 그것에서 끌어낸 어떤 것보다도 많은 세입을 낼 것이다. 그러나 세금이 참으로 아주 높다면 사람들은 거의 다 더 작은 집으로 만족하고 제 씀씀이의 큰 몫을 다른 데로 돌려 될 수 있는 대로 그것을 피하려 들 것이다.

집의 지대는 토지의 예사로운 지대를 가려내는 데에 필요한 것과 같은 갈래의 방책으로 넉넉히 정확하게 쉽게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는 세금을 물리지 말아야 한다. 그런 집에 물리는 세금은 온통 임자에게 떨어질 터이니, 그는 제게 편리함도 수입도 주지 않는 대상 때문에 과세되는 셈이다. 임자가 손수 사는 집은 그것을 짓는 데에 들었을 비용이 아니라 남에게 빌려 주었더라면 받았으리라고 공평한 중재로 판단할 만한 지대에 따라 매겨야 한다. 그것을 짓는 데에 들었을 비용에 따라 매긴다면, 1파운드에 3실링이나 4실링 하는 세금이 다른 세금과 겹쳐 이 나라의,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다른 모든 문명화된 나라의 넉넉하고 높은 집안을 거의 다 망하게 할 것이다. 이 나라에서 가장 넉넉하고 가장 높은 몇몇 집안의 도시 저택과 시골 저택을 눈여겨 살펴보는 사람은 누구나, 집 짓는 데에 처음 든 비용에 6.5퍼센트나 7퍼센트만 쳐도 그 집세가 그 토지의 순 지대를 죄다 합한 것과 거의 맞먹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여러 대에 걸쳐 쌓인 비용이 참으로 크게 아름답고 으리으리한 것에 들여진 결과이나, 그 든 비용에 견주면 맞바꿀 수 있는 값어치는 아주 작다(이 책이 처음 나온 뒤로 위에서 말한 원리에 거의 따른 세금이 물려졌다).

주

  1. 1. 옮긴이 — 도제(doge)는 베네치아와 제노바 공화국에서 뽑아 세우던 원수이고, 부르고마스터(burgo-master)는 네덜란드와 독일의 도시에서 시정을 맡던 수장이다. 둘 다 임금이 아니라 공화국의 최고 행정관이다.

  2. 2. 옮긴이 — 유료 도로 통행세는 잉글랜드에서 턴파이크라 불렸다. 길을 닦고 건사하도록 의회가 허락한 조합이 길목에 문을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과 짐수레에서 돈을 받았다. 페아주(peage)는 같은 갈래의 통행세를 프랑스와 그 이웃에서 부르던 이름이다.

  3. 3. 옮긴이 — 프랑스 왕실이 1768년 무렵에 엮게 한 『유럽의 조세와 부과금에 관한 보고서』(Memoires concernant les droits et impositions en Europe)를 말한다. 저본은 이 책 이름을 Memoires와 Memoire, Droits와 Droites로 엇갈리게 적어 놓았으나 같은 책이다. 뒤에서는 줄여 적는다.

  4. 4. 옮긴이 —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의 『피렌체사』를 말한다.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는 피렌체를 다스린 메디치 집안 사람으로 「위대한 로렌초」라 불렸다.

  5. 5. 옮긴이 — 스털링은 영국 화폐를 말한다. 1파운드는 20실링이고 1실링은 12펜스이므로 1파운드는 240펜스다.

  6. 6. 옮긴이 — 크라운은 여기서 함부르크 등지에서 쓰이던 은화를 영국 말로 옮긴 것이며, 영국 돈으로 4실링 6펜스로 쳤다.

  7. 7. 옮긴이 — 헨리 홈, 케임스 경(1696~1782)이 1774년에 낸 『인류사 소묘』(Sketches of the History of Man)를 말한다.

  8. 8. 옮긴이 — 영국의 법령은 국왕이 왕위에 오른 뒤 몇 해째 회기에 만들어졌는지로 가리킨다. 윌리엄 3세와 메리 2세는 1689년에 올랐으므로 그 치세 4년은 1692년 회기다.

  9. 9. 옮긴이 — 1688년의 명예혁명을 말한다.

  10. 10. 옮긴이 — 에코노미스트는 이 학파가 당대에 불리던 이름이고, 오늘날에는 중농학파라 부른다. 프랑수아 케네(1694~1774)가 그 우두머리였다.

  11. 11. 옮긴이 — 『둠즈데이 북』은 정복왕 윌리엄이 1086년에 잉글랜드의 토지와 그 임자와 값어치를 조사하여 만든 대장이다.

  12. 12. 옮긴이 — 귀족 보유지(noble tenure)는 귀족의 자격으로 가지는 토지여서 여러 명예와 특권이 따랐고, 평민 보유지(base tenure)는 그런 자격 없이 가지는 토지여서 낮은 것으로 여겨졌다.

  13. 13. 옮긴이 — 여제 겸 여왕은 마리아 테레지아(1717~1780)를 말하며, 헝가리와 보헤미아의 여왕이자 신성로마 황제의 아내였다. 카를 6세(1685~1740)는 그의 아버지인 신성로마 황제다.

  14. 14. 옮긴이 — 타유는 프랑스 구체제의 직접세다. 토지에 매기는 실물 타유(taille reelle)와 사람에게 매기는 인두 타유(taille personnelle)로 갈렸고, 앞엣것은 남프랑스 여러 지방에서 쓰였다.

  15. 15. 옮긴이 — 제네랄리테는 프랑스에서 세금을 걷던 행정 구역이고, 앵탕당은 국왕이 그곳에 보내어 재정과 행정을 맡긴 지방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