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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티 없는 인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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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없는 인식에 대하여

어제 달이 떠올랐을 때, 나는 달이 해를 하나 낳으려는 줄로 알았다. 그토록 펑퍼짐하게, 배가 불러 달은 지평선에 누워 있었다.

그러나 달은 제 임신으로 나를 속인 거짓말쟁이였다. 달 속에 여자가 있다고 믿느니 차라리 나는 달 속에 사내가 있다고 믿으련다.

하기야 사내답지도 못하다, 이 수줍은 밤 나들이꾼은. 진실로, 그는 양심의 가책을 안고 지붕 위를 거닌다.

달 속의 이 수도사는 음탕하고 시샘이 많아, 대지를 음탕하게 넘보고 사랑하는 자들의 온갖 기쁨을 넘보기 때문이다.

아니다, 나는 그가 싫다, 지붕 위의 이 수고양이가! 반쯤 닫힌 창문 둘레를 살금살금 맴도는 자들은 모두 역겹다!

그는 경건하게, 말없이 별들의 양탄자 위를 거닌다. 그러나 나는 박차 하나 쩔렁이지 않는, 발소리를 죽여 걷는 사내들의 발은 모두 싫다.

정직한 자의 걸음은 저마다 말을 한다. 그러나 고양이는 바닥 위를 훔치듯 몰래 지나간다. 보라, 달이 고양이처럼, 정직하지 못하게 다가온다.

이 비유를 나는 그대들 감상적인 위선자들에게, 그대들 '순수하게 인식하는 자들'에게 준다! 나는 그대들을……음탕한 자들이라 부르노라!

그대들도 대지와 지상의 것을 사랑한다. 나는 그대들을 제대로 알아맞혔다! 그러나 그대들의 사랑 속에는 부끄러움과 양심의 가책이 있으니, 그대들은 달을 닮았다!

사람들은 그대들의 정신을 설득하여 지상의 것을 경멸하게 했으나, 그대들의 내장은 설득하지 못했으니, 그것이야말로 그대들에게서 가장 강한 것이다!

그래서 이제 그대들의 정신은 제가 그대들의 내장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제 부끄러움을 피해 샛길과 거짓 길로 다닌다.

"내게 가장 높은 일은," 그대들의 거짓된 정신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욕망 없이 삶을 바라보는 것이리라, 혀를 늘어뜨린 개처럼 바라보지 않는 것이리라."

"바라봄 속에서 행복한 것, 의지는 죽고, 이기심이 움켜쥐고 탐내는 일도 없이, 온몸은 차갑고 잿빛이되 달처럼 취한 눈을 하고서!"

"내게 가장 사랑스러운 일은," 유혹당한 자는 스스로를 이렇게 유혹한다. "달이 대지를 사랑하듯 대지를 사랑하고, 오직 눈만으로 대지의 아름다움을 더듬는 것이리라."

"그리고 내가 사물에게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 다만 눈이 백 개 달린 거울처럼 그 앞에 누워 있어도 좋은 것, 그것을 나는 모든 사물에 대한 티 없는 인식이라 부르리라."1

오, 그대들 감상적인 위선자들이여, 음탕한 자들이여! 그대들의 욕망에는 순진무구함이 없다. 그래서 이제 그대들은 욕망하는 일 자체를 헐뜯는다!

진실로, 그대들은 창조하는 자로서, 낳는 자로서, 생성을 기뻐하는 자로서 대지를 사랑하지 않는다!

순진무구함은 어디에 있는가? 낳으려는 의지가 있는 곳에. 그리고 자기를 넘어서 창조하려는 자, 내게는 그가 가장 순수한 의지를 지녔다.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온 의지를 다해 원해야만 하는 곳에. 하나의 형상이 한낱 형상으로 머물지 않도록 내가 사랑하고 몰락하려는 곳에.

사랑하는 것과 몰락하는 것, 이 둘은 영원 전부터 운이 맞았다. 사랑에의 의지, 그것은 죽음마저 기꺼이 맞아들이려는 마음이다. 나는 그대들 비겁한 자들에게 이렇게 말하노라!

그런데 이제 그대들의 거세된 곁눈질이 '관조'라 불리기를 바란다! 그리고 비겁한 눈으로 더듬을 수 있는 것에는 '아름답다'는 세례명을 붙이겠단다! 오, 고귀한 이름들을 더럽히는 자들이여!

그러나 그대 티 없는 자들이여, 순수하게 인식하는 자들이여, 그대들이 결코 낳지 못하리라는 것, 그것이 그대들이 받을 저주가 되리라, 그대들이 펑퍼짐하게, 배가 불러 지평선에 누워 있다 해도!

진실로, 그대들은 입에 고귀한 말을 가득 담는다. 그러니 우리더러 그대들의 마음이 넘쳐흐른다고 믿으라는 말이냐, 거짓말쟁이들이여?

그러나 나의 말은 보잘것없고 멸시받는 굽은 말이다. 그대들이 먹을 때 상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나는 기꺼이 주워 든다.

나는 여전히 그 말들로……위선자들에게 진실을 말해 줄 수 있으니, 그렇다, 내 생선 가시와 조개껍데기와 가시 돋친 잎사귀들이……위선자들의 코를 간질이리라!

그대들과 그대들의 식탁 둘레에는 늘 탁한 공기가 떠돈다. 그대들의 음탕한 생각, 그대들의 거짓과 은밀한 짓들이 공기 중에 떠다니지 않는가!

먼저 그대들 자신을 믿어 보는 모험부터 하라, 그대들 자신과 그대들의 내장을! 자기 자신을 믿지 않는 자는 언제나 거짓말을 한다.

그대 '순수한 자들'이여, 그대들은 그대들 자신 앞에 신의 탈을 둘러썼다. 신의 탈 속으로 그대들의 끔찍한 고리 벌레가 기어들어 숨었다.

진실로, 그대 '관조하는 자들'이여, 그대들은 속인다! 차라투스트라도 한때는 그대들의 신 같은 거죽에 넘어간 바보였다. 그 거죽 속에 뱀 똬리가 가득 채워져 있는 줄은 알아채지 못했다.

순수하게 인식하는 자들이여, 나는 한때 그대들의 놀이 속에서 신의 영혼이 노니는 것을 본다고 여겼다! 그대들의 기예보다 나은 예술은 없다고 한때 여겼다!

거리가 내게 뱀의 오물과 고약한 냄새를 감추어 주었고, 도마뱀의 간계가 음탕하게 이곳을 기어 다닌다는 것도 감추어 주었다.

그러나 나는 그대들에게 가까이 갔다. 그러자 내게 낮이 왔고, 이제 그대들에게도 낮이 온다. 달의 밀애는 끝났다!

저기를 보라! 들켜서 창백해진 채 달이 서 있다, 아침노을 앞에!

벌써 그 이글거리는 해가 오고 있으니, 대지를 향한 해의 사랑이 오고 있다! 해의 사랑은 모두 순진무구함이요 창조자의 욕망이다!

저기를 보라, 해가 얼마나 조바심치며 바다를 건너오는지! 그대들은 해가 품은 사랑의 목마름과 뜨거운 숨결을 느끼지 못하는가?

해는 바다를 빨아들여 그 깊이를 제게로, 높은 곳으로 들이켜려 한다. 그러자 바다의 욕망이 천 개의 젖가슴으로 부풀어 오른다.

바다는 해의 목마름에 입맞춤받고 빨리기를 원하고, 공기가 되기를, 높이가 되기를, 빛의 오솔길이 되기를, 스스로 빛이 되기를 원한다!

진실로, 나는 해처럼 삶을 사랑하고 모든 깊은 바다를 사랑하노라.

그리고 내게는 이것이 인식이다. 깊은 것은 모두 올라와야 한다……나의 높이에까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주

  1. 1. 원어 unbefleckte Erkenntnis(티 없는 인식)는 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를 이르는 가톨릭 교리 용어 unbefleckte Empfängnis를 비튼 말이다.